미친 듯이 뛰어다니다
오후 4시, 금일은 평소와 다르게 3시 30분에 출근했고 출근하자마자 손님들이 밀려왔다.
약 40명의 단체 손님들이 체크인을 하기 시작한 것. 그중 몇 명은 레스토랑과 바에서 이른 식사와 음주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레이 컵의 영향 때문이었다.
평소의 4시는 오후의 햇볕이 기우는, 평화로운 저녁 준비 시간이지만 오늘은 준비는커녕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빴다.
그러다 겨우 짬을 내 화장실에 가면서, 그레이 컵 기념 칵테일, 터치다운 티가 그려진 보드가 레스토랑 입구에 놓인 것을 보았다.
어떤 손님이 누가 그린 거냐고 물어보자, 나는 자랑스럽게 나라고 답했다. 내가 봐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급하게 화장실을 가느라 정작 나는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채 사진을 찍었다.
뒷면은 누가 그린 건지 모를, 귀여운 럭비공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내 동료 중 한명일 것이다.
내일은 우리 호텔에서 ‘홀스 체크인’을 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말’이 와서 체크인을 하는, 그레이 컵 전통 행사다. 말이 사과랑 당근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간다고 한다. 와우, 엄청난 전통이다. 살다 살다 말 손님을 다 받게 되다니.
이 글을 쓰는 지금, 이날의 근무는 다음날이 된 00시 55분까지 이어져 새벽에야 퇴근했다는 것을 밝힌다. 그만큼 눈썹 휘날리게 온종일 바빴다는 뜻이다. 발바닥이 욱신거려서 파스를 붙인 채 기절하듯 잤다.
홀스 체크인 때는 사람들과 기자들이 몰려와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는데, 바 너머로 열심히 고개를 쭉 내미는 나도 찍히겠구나, 어렴풋이 짐작했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