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일상인 인사이터의 브랜드로 세상보기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높여줌으로써 브랜드는 존재의미를 가진다. 이렇듯 가치 자체가 목적이 되는 가치 즉, 본질적 가치를 가진 것이 가치있는 브랜드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유나 연필과 같이 사람들이 깊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하는 비교적 저렴한 소비재에도 본질적 가치를 담을 수 있을까? 답은 '있다'이다.
책 '지적자본론'의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서점을 기획하면서 책이나 잡지, CD 등을 상품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그 상품 내면에 표현된 라이프 스타일을 보았다. 그리고 이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서점을 이용했다. 애초에 내가 고민했던, 상품의 크기나 가격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모든 상품은 유형이 아닌 그 안에 내제된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라이프 스타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치있는 상품은 '그 상품을 이용한 삶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광고, 마케팅의 역할일 것이다.
성공한 브랜드들은 단순하면서도 쉽지 않은 이 법칙을 잘 지키고 있다.
영국 런던의 M&M'S 초콜릿 매장에 갔을 때, 인테리어와 향기를 통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초콜릿에 코팅을 입혀 손에 묻지 않게 만들었다는 기능적 속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에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표현하고, 고객이 자신과 유사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설계해 놓았다.
그 조용하던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서도 항상 붐비던 'KOUN'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다. 이곳은 들어가는 순간 마치 작은 아이스크림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천장에 떠다니는 구름 조각들, 달콤한 인테리어, 'Have an ICE day'라는 슬로건과 cute, sexy 등의 의인화된 이름을 가진 아이스크림들까지.. 정말 한국에 들여오고 싶었던 브랜드 중 하나였다.
한국에서는 요즈음 붐을 일으키고 있는 팝업스토어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독서모임을 통해 알게 된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이 분이 기획했던 '츠타야 서점'의 철저한 소비자 중심 기획방식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가진 엄청난 인사이트와 깊이있는 생각을 접할 수 있어 행복했다.
마스다는 책 속에서 "공항이나 역과 같이 우리나라의 현관에 해당하는 장소를 기획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나 역시 앞으로 우리나라의, 서울의 심장에 해당하는 곳을 브랜딩해보고 싶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전통을 느낄 수 있고, 또 오고 싶게 만드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되는 날까지 브랜드들의 본질을 탐구하고, 해외 브랜드 강국들에게서 인사이트를 얻어와 우리나라에 맞게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