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먹다가 얻은 깨달음"
이런 질문들 이제는 식상하다.
내가 잘하는 건 뭐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하지만 가끔가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생각나곤 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대화 중에, 또는 이직 면접을 보는 중에 질문이 들어온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건 뭐지? 잘하는 거 또 뭐지?'
'나는 이 질문에 확신을 갖고 답변할 수 있나?'
우리는 학교에서 답을 찾는 방법을 10년이 넘는 의무교육기간 동안 배우고, 연습해왔다.
교육을 받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질문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답을 찾지 못하면 뒤쳐지며, 실패한 삶을 사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과연 우리가 배워온 답 찾는 방법이
모두의 삶에 동일하게 적용 가능할까?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나의 삶에서 별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괜찮은 걸까?...
얼마 전에 같은 학교 동기 친한 형을 만났다.
처음으로 우리 집에 놀러 온 형과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쟁반짜장을 먹었다.
부산 사람인 이 형은 먹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아따 직이네 이런 게 행복 아이가, 행복이 다른데 있는 게 아이다!"
순간 오징어 게임에서 공유가 이정재 싸대기를 때린 것 마냥...? 한 대 맞은 거 같았다.
나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지금은 그냥 행복하다는 감정을 언제 느꼈는지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데 이깟 탕수육이랑 쟁반짜장을 먹고 행복하다니?...
그렇다... 난 지금까지 무언가 먹으면서
진심으로 맛있다는 생각을 거의 못했다.
다시 짜장면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다.
'맛있다...'
그래 그렇게 사는 거다.
행복,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는 것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형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 할 수 있고, 평소 웃긴 영상을 보고 웃으면서 즐거워할 수도 있고, 집 청소를 하고 나서도 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때뿐일 수도 있지만, 모든 감정이 그렇다.
만족, 행복도 그때뿐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만족, 우울도 그때뿐이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이제는 살고 싶다. 아니, 살아야겠다. 극도의 우울증 시기를 겪으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내가 우울한 이유를 알고 나니, 이제는 살아야겠더라.
그래서 더욱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양하게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다.
삶의 곳곳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작은, 순간들이
불만스러운 순간보다 만족스러운 순간이 더 많으면
절대적인 총량이 만족스러운 것이 더 많다면,
그 삶은 수학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삶이지 않을까?
만족스러운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 것인가.
나의 선택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