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라는 자리는 매일 압도적인 양의 정보 위에 서 있다. 모든 부서가 당신에게 보고하고, 모든 이슈가 당신의 책상 위로 올라온다. 겉으로는 ‘더 많이 알수록 더 잘 결정할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조직의 질서는 “임원이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에서 시작된다.
하버드의 허버트 사이먼은 말했다.
“정보의 풍요는 주의의 빈곤을 만든다.”
임원의 책상 위가 가장 먼저 이 법칙의 희생양이 된다.
정보가 늘어날수록 판단은 깊어지지 않고, 오히려 시선은 가장 시끄러운 이슈로 끌려가 버린다.
하지만 임원의 역할은 ‘반응’이 아니라 ‘방향’을 만드는일이다. 방향은 정보의 총량에서 나오지 않는다. 조직이 집중해야 할 것과 내려놓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통찰에서 나온다.
그래서 탁월한 임원은
무엇을 더 볼지 고민하기보다
무엇을 과감히 덜 볼지 먼저 결정한다.
불필요한 정보는 판단을 흐리고,
과잉 보고는 조직의 속도를 떨어뜨린다.
보고 체계도, 의사결정 흐름도, 질문의 질도
결국은 임원이 만든 “사고의 기준” 을 따라간다.
어쩌면 임원의 진짜 실력은
폭넓은 시야가 아니라 절제된 시야다.
덜 보는 순간, 비로소 본질이 드러난다.
본질이 드러나는 순간,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책상 위 산처럼 쌓인 이슈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중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단 한 줄은 무엇인가?”
그 한 줄을 정확히 고르는 사람이
결국 조직의 다음 1년을 만든다.
임원의 시선은 넓음보다 선별이 가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