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그 조용한 일의 기록

늦게 핀다는 것

by SH

누구는 금세 피어난다.

아무 망설임도 없이

햇살을 받아 꽃을 열고,

세상의 중심이 되는 듯

자신을 드러낸다.


나는 그 곁에서

조용히 물러서 있었다.

비교하지 않으려 했지만

마음은 어느새 조급해졌다.


“왜 나는 아직 피지 못할까.”

“내 계절은 대체 언제 오는 걸까.”


나보다 먼저 웃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스스로를

덜 자란 존재처럼 느꼈다.

어딘가 불완전하고,

어딘가 뒤처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는 아주 천천히

내 안의 문을 열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나는

늦게 피는 꽃이었다.


햇살이 너무 눈부시지 않을 때,

바람이 조금 잠잠해졌을 때야

비로소 나를 펼 수 있는 꽃.


늦게 핀다는 건

늦게야 향기를 낸다는 뜻이 아니라,

내게 꼭 맞는 시간에 피어난다는 뜻이었다.


지금도 나는

다른 이의 속도를 부러워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는, 너의 계절을 피우는 중이야.”


혹시, 당신도

아직 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조급하게 몰아붙이고 있지 않나요?


늦게 피는 꽃은,

더 천천히, 더 깊게 향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