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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표 Mar 28. 2022

프라다를 입은 악마보다 나쁜 사람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진짜 악역

* 이 글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퀸즈갬빗>에 대한 일부 내용과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내가 중학생이던 2006년에 개봉하였다.


너무도 예쁜 샤넬, 프라다, 지미추 패션들과, 전쟁 같은 패션 바닥에서 부딪히고 싸우고 성장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경영학과를 꿈꾸던 나에게 선망의 광경이었다. 게다가 저음의 한마디 "That’s all” 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편집장 미란다의 모습은 강한 커리어우먼의 표본이자, 원조 걸크러쉬였다.

지금까지 스무 번은 다시 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내가 사회에서 어떤 포지션이냐에 따라 또 새로운 느낌이다.


인턴일 땐 앤드리아가 초반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했고, 처음 부사수를 받았을 땐 에밀리의 자조 섞인 한숨이 공감되었다. 단순히 팀 내 연장자 때문에 승진이 6개월 미뤄졌을 땐 나이즐 입장이 되었었지만, 내 사업을 하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란다가 존경스럽다.


그리고 한결같이 미간을 찌푸리고 보게 되는 인물들도 있다. 앤드리아의 남자친구 네이트와 친구들이다. 10대 때 "뭐야 저 찌질이는"정도로 감상했다면, 이제는 아예 못 보겠다 싶어 넘겨버린다.

앤드리아의 주변 인물들은, 특색 있게 나쁘진 않아 보이지만 분명하게 앤드리아의 선택과 삶을 비웃는다. 미란다가 보여주는 '무시'와는 사뭇 다르다.


미란다는 자신의 주요 가치 외의 감정들과 인물들엔 예외 없이 의도적으로 불을 꺼둔다. 그렇지만 앤드리아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모습-술 먹고 실망스러운 삶에 대해 자조적으로 한탄하고 웃는 삶-에서 벗어난 이를 일부러 비웃는다. 그들은 앤드리아가 좋은 옷을 입고 자신의 위상을 세워줄 때나, 신상 명품가방을 선물해줄 때만 좋아할 뿐, 그녀의 고민이나 성장은 “변했다”며 질책하고 비난한다.


도움이 안 되는 것을 넘어서, 발목 잡는 지인들이다.


구본석 변호사는 의지력이 곧 배터리라고 말하는데, 가난하면 생활을 유지하는데 배터리를 쓰게 되어, 발전을 위해 쓸 의지력이 부족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운동이나 좋은 식습관으로 배터리 용량을 늘려가야 한다고.


가난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또한 배터리 성능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도전과 성장을 비난하고 질책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배터리가 닳게 된다. 하물며 8시간 이상 함께하는 직장동료, 그 외 시간을 함께하는 가족이 그런다고 생각하면, 그저 견디는 게 전부인 삶을 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내 주변을 좋은 기운으로, 사람으로 채울 필요가 있다. 적절한 응원과 동기 부여를 주면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들만큼 강력한 보조배터리도 없다.


넷플릭스 드라마 <퀸즈갬빗>은 반대의 시선에서 주변 사람들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고아원에서의 엘리자베스가 어떻게 체스 재능을 발굴하고 성장하는지, 약물중독과 알코올 중독을 겪어내고 결국 이겨내는지는 항상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함께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혼자였다면 결코 이겨내기 어려웠을 중독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느끼는 주변 사람들의 힘 덕분에 그녀는 배터리를 채우고 결국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인정하자면, 선한 역할도 악한 역할도 정해진 것 없이 그저 우리는 모두 일부 나약하다. 그렇기에 오늘도 가족, 친구들,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나도 그들의 강력한 배터리가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 원칙을 곱씹으며,

That’s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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