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우리 제품은 정말 좋은데, 아무도 몰라 줄 때!

PartⅠ. 남의 회사에서 배우는, 내 브랜드의 답

by 브랜드마더

" 오너와 만남 [ 프롤로그 ] "


그녀와는 두번째 작업이었다.

2020년 1월 처음 만났을 때, 직전에 몸담았던 바이오기업의 의료기기와 코스메틱 셋트제품 런칭을 돕고 있다고 했다.

제품의 네임이 필요하며, 결과가 좋으면 디자인 작업도 의뢰하겠단다.

사실 네임과 로고 디자인 작업은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물리적 만듬새의 시간적 순서일 뿐,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네임 단계에서 부터 이미지에 대한 구상이 깔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디자인의 단계에서는 네임 도출 과정의 서사가 내재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름과 형상의 쓰임새가 강력해 진다.

그러나 그녀는 단계적인 제안과 설득, 컨펌을 얻어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네임 후보안들과 함께 최대한 네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논리와 완결된 브랜드 연상을 풍부히 할 수 있는 비주얼을 제공했다.

그녀는 이 정도면 결정이 순조롭겠노라 흡족해 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그녀가 요청하지 않았던 요소인 브랜드 컨셉이 전체를 제대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제품은 여성전용 가슴마사지 기기와 케어크림이다.

고가이기에 고민과 구매결정의 품이 많이 들 수 밖에 없으며, 몹시 비밀스러운 구매/사용과 달리 효과는 드라마틱해야 하는 까다로운 제품.

게다가 매일 30분의 홈케어는 루틴을 지켜갈 의지가 필요하다.

고객의 사용 의지는 브랜드의 약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아름답게 완성해가려는 여성의 본심에 집중했다.

이 제품의 루틴은 지루하고 귀찮은 일이 아닌, 그리고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내 몸의 볼륨을 채워가는 과정의 주도적 힘으로 정의했다.

그래서 컨셉은, 내 안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채워가는 힘 “브릴리언트 카리스마”로 규정했다.

네임의 키워드는 하루 30분이 쌓여 채워가는 아름다움의 마술을 상징해 줄 달에서 찾아냈다.

달은 여성성의 본연과 차오르는 초월적 힘 그 자체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로고와 패키지 작업은 Bell의 B가 보름달처럼 차오르는 형상으로 만족스럽게 채택되었다.

“Beluna”라는 네임으로 런칭한 이 브랜드는 2023년 8월 와디즈 펀딩 달성율 18,678%를 달성하며 가속 중이다.

런칭 타임라인에 빠듯하게 시작되었던 작업은, 일사천리로 그러나 밟아야할 일의 과정은 조밀하게 눌러가며 진행되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놓쳤던 구상이 있다면 일요일 이른 아침잠을 날리는 전화로 논쟁을 하는 일들까지 그녀는 만족해했다.

그리고 6개월 후 그녀는 드디어 자신의 자식 같은 브랜드를 준비 중이라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 오너의 고민 [ 보이는 나무기둥 ] "


강대표는 이미 “라루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Luxuary+Cell”이라는 조합에서 예측되듯, 고기능성의 전문케어 라인이다.

패키지 디자인이 급한 상황.

제품 라인업 개발은 이제 막바지고 라루셀에 걸맞는 심플하고도 세련된 패키지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시작은 브랜드의 본질과 그것이 약속하는 고객 가치를 정의해 내는 일 부터다.

의뢰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품에 내재된 차별성과 오너에 내재된 비전을 끌어올려야 한다.

오랜 시간 코스메틱에 몸을 담았던 여성 CEO의 첫번째 자식 답게, 라루셀은 영리하고도 착한 브랜드였다. 임산부를 위한 고기능케어 라인이라니.

실질적으로 얼마나 제품 컨셉에 실체가 부합하는지가 단연 첫번째 질문이었다.

수많은 유해 알러젠 요소를 배제하면서 고기능성을 담보한 상품화는 매우 까탈스러운 일이기에 시중의 대부분 임산부 케어라인은 보습과 영양과 같이 무해하면서 충분히 유능하지 못하다.

나의 질문을 기다린듯 그녀는 EWG 등급과 글로벌 기준의 허가 무첨가 성분 리스트와 임상을 통과한 차별성분표를 내밀었다.

찬찬히 읽는 나의 대답은, "아 이게 가능하네요!" 였다.

이 기준들에 부합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냔 것이 아닌, 그것을 모두 고려한 진정성과 그것을 상품화해낸 의지에 대한 것이었다.

브랜드의 네임과 디자인은 자신 만의 본질을 형상화한 것이어야 한다.

그저 듣기좋고 예쁜 것은 나 만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라루셀이란 존재가 과연 어떤 가치관을 따르고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이제 중요한 작업 포인트는, “Luxuary+Cell”이라는 이름을 잘 드러낼 “심플하고 세련된” 패키지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다.

이 용감하고 유능한 브랜드의 진가를 고객께 통하도록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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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실체 [ 보이지 않는 나무뿌리 ] "


코스메틱 영역에서 스킨케어라인은 메이크업라인과 사뭇 다른 태도를 지닌다.

변화에 대한 약속을 제공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메이크업라인은 새로운 나를 “꿈꾸게" 하고 스킨케어라인은 달라진 나를 “희망하게“ 한다.

이 희망은 과정을 동반하고 과정을 지속하기 위한 신뢰요소들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때 신뢰요소들은 생산자의 언어가 아닌, 고객-경험자의 언어로 소통되어야 한다.

오리엔테이션 때 전달 받은 자료 중, 로고 디자인을 소개하는 컨셉 문구는 “나의 빛나는 피부, 그리고 세포"였다.

우리는 제품과 브랜드 컨셉을 점검할 때 항상 되물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얘긴가?”, “우리가 아닌 경쟁 브랜드에도 문제없이 붙는가?”, “어떤 변화-행동을 유발할 수 있나?”.

현재의 문구는 라루셀이란 이름의 사전적 풀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름을 바꾸자는 것은 아니다.

이름은 잘못이 없다.

이름에 본질적 가치와 고객 약속을 부여할 컨셉을 발굴해 내고 그것을 이미지화 해야된다.

결국 패키지 디자인을 요청받은 일은, 라루셀 만의 차별성을 정의해서 컨셉 문구화하고 그 개념을 형상화한 로고를 디자인하여 이 모든 가치 덩어리를 외형화하는 패키지 작업으로 구체화되었다.

프로젝트의 과업에 대한 진단에 강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흔쾌히 승낙했다.

가장 눈을 사로잡는 패키지 디자인을 위해 그 속에 숨겨진 브랜드 가치와 고객 혜택을 재정립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네임은 그대로 살려가되 슬로건과 스토리로 네임의 의미를 부여하고, 로고 디자인은 새로 다잡는 브랜드 가치에 맞게 재작업하는 것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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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루션 [ 존재하는 것을 캐내고 연결하여 재정의 ] "


"브랜드는 비즈니스를 기반한다."

그 말은, 브랜드 전략은 비즈니스 전략의 결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따르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 전략 작업은 비즈니스 전략의 재점검 / 재정의도 포함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 제조자의 품을 떠나 고객에게 이르는 브랜드의 여정에 missing link가 없어진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던 최고의 제품, 획기적 서비스가 내 손에서 드디어 완성되었다고 두근거릴 때,

그때가 바로 “관점을 전환”할 타이밍이다.

눈에 넣어도 안아픈, 내 새끼같은 브랜드가 이제 세상에서 잘 성장하길 바란다면, 이젠 이 아이를 고객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평가하고 가치를 찾아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저 아깝고 애닯픈 품안의 자식이 되고 만다.

세상에 흔히 존재하는, “우리 브랜드는 이렇게 좋은데, 다들 잘 모른다.”라는 탄식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이제 maker의 할일은 다 했으니, Maker의 안경을 벗고 Custome의 안경을 쓰고 보자.

“왜 이 제품이 좋은지, 훌륭한지”가 아닌, “하고 많은 제품 중에 왜 굳이 이 제품을 사야하는지, 이 제품이 단종되면 불편하거나 아쉬워할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라루셀은 Cell Science의 과학적 근거로 개발되고 기능성의 효능이 검증되면서도 안정성을 담보한 소재들을 사용했다는 점이 제품 특수성이다.

그러나 이 제품적 사실을 나열하여 전달한다고 해서 고객과 통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달되어야 한다.”

시장 내 스킨케어 제품들의 현황은 마치 시소 같아서, 기능성이 높으면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고, 안정성이 만족스러우면 기능성이 현격히 떨어진다.

물론 임산부의 입장에서다. 그럼 이 10개월의 기간은, 기능성의 스킨케어를 오롯이 포기한 채 보습 / 진정 만으로 버텨야 하는거다.

라루셀은 그 답답한 상황을 풀어줄 수 있다.

임신 10개월 동안 아기에 대한 유해성 영향 우려없이, 스킨케어를 이어가도 된다는 얘기.

그래서 라루셀 브랜드의 컨셉은, 10개월 동안 끊이지 않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My Beauty must go on.”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자연의 무한한 소재를 셀 사이언스로 재해석한 브랜드 DNA를 심볼마크로 상징했다.

패키지는 강대표의 방향에 최대한 충실하여 덜어내고 덜어낸 심플한 화이트에 심볼마크 단 하나를 무색 양각으로 표현한 담담하고 당당한 형태로 마무리했다.

현재는 “어떤 민감한 피부에도 순하게 작용하는 고기능성 스킨케어”로 제품의 TPO (Time Place Occasion)를 확장해 활발히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sku가 확장되어도 처음의 초심대로 “임산부가 10개월 동안 우려없이 기능성 스킨케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잣대를 놓치지 않고 있다.

소중히 탄생시킨 내 자식 같은 브랜드가 세상에서 이쁨받으며 성장하길 바란다면,

Maker의 안경을 과감히 벗어내고 Customer의 안경을 쓰고 평가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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