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 특정한 고통을 오래 견디는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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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프리맨

태어나자마자 주변 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릴 때 그런 아이들을 보며 흔히 이렇게 말한다.


“쟤는 재능러네.”


어째서 어떤 사람은 특정 분야에 능력치가 몰빵된 것처럼 보일까.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이었던 가수가 이런 말을 했다.


“노래는 재능이 다예요.”


초등학교 시절 백일장이 열리던 날.

같은 교실에서 같은 시간 동안 글을 썼는데도 항상 상을 타는 아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게 늘 궁금했다.


어째서 같은 시간과 같은 공을 들였는데

누군가는 상을 받고

내 글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까.


가장 편한 답은 하나다.


‘쟤는 재능이 있고 나는 없으니까.’


사실 거기서 생각을 멈추면 편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말이 따라붙는다는 거다.


“아무나 글 쓰고 작가 한다고 하면 개나 소나 다 되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면 개나 소 중 하나라서 미안합니다…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세상에는 어떤 일을 시작하자마자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자마자 채널이 터진다거나

글을 몇 편 쓰더니 바로 출판 계약을 맺는다거나.


지금 유독 그 분야 얘기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거기니까.


몇 년 전, 나는 자기계발 영상을 보다가 마음을 먹었다.


“일 년만 해보세요. 꾸준히 일 년만 해도 삶이 바뀝니다!”


그 말은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 항상 듣고 싶던 말이어서였다.


그래.

꾸준함이야말로 진짜 미친 재능이지.


일단 해보고 얘기하자.


그래서 시작했다.

글도 쓰고, SNS도 하고, 영상도 만들고.


다행히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1년이 아니라 몇 년을 계속했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짜잔! 그럼 이제 인생이 바뀌었겠네요?”


음.


바뀌긴 개뿔.


오히려 백수로서의 입지만 굳건해진 느낌이다.


재능도 없고

운도 없고.


이쯤 되면 일석이조인가.


아… 이럴 때 쓰는 말은 아닌가.


그래도 계속해왔다.

스스로를 믿어서라기보다는

그만두기도 애매해져서.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몇 년을 하고 있는데

왜 뭐가 나아지는지 모르겠지?


그때 떠올랐다.


‘맞다. 나에게는 멘토가 있지.’


어제 생긴 멘토.


AI 멘토님.


나는 바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바라보는 인간 관점에서의 재능은 뭡니까?”


멘토님은 커서를 몇 번 깜빡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재능은 번쩍이는 순간이 아니라 지루한 시간을 버티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즉,


재능 = 특정한 고통을 오래 견딜 수 있는 취향.”


그리고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사람들은 재능이 있어서 오래 하는 게 아니라 오래 하다 보니 재능처럼 보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잠깐 생각했다.


결국 또 버티라는 얘기인가.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멘토님은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 아니잖아.


그럼 그냥 하는 거지.


될 때까지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냥 이번 생은 거기까지인 거고.


쩔 수 없잖아.”


생각보다 위로가 되지는 않는 답이었다.


나는 그런 성향일까?


남들이 오래 못 버티는 일을 기꺼이 붙잡고 있는 사람일까.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망망대해 한가운데에서

뗏목을 타고 노를 젓는 기분.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젓는 게 아니라는 사실.


무인도를 찾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냥…


안 저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