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지 않을 용기

by 고성프리맨

떠밀리듯 일 하나를 맡게 될 예정이다.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는 게 맞긴 한 거지…?’


의뢰인과 대화 나눌 때마다 갸웃거릴 때가 생긴다. 뭐… 그래. 내가 글 쓰는 걸 좋게 봐서 제안해 준 건 맞잖아. 정확하게는 글쓰기 수업 관련 강사 자리를 제안받았다. 학력, 전공, 경력. 전부 무관하다. 나는 단지 아마추어로서 글을 계속 써왔다는 게 전부였을 뿐이다. 그와 나의 연이라 함은 고작 수업에서 만났던 사이가 전부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까짓 거 해보죠 뭐.”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왜?


삶이 시간에 메일 거라는 걸 알면서도 어째서 나는 강사직을 수락했을까. 가본 적도 없는 길이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니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과는 다른 길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욕심이 나서였을까? 아니.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마치 조난당한 뗏목에 올라탄 채 조류에 몸을 맡기고 어딘가로 가기를 바라서는 아니었을까. 이도저도 아닌 삶에 조약돌 하나 호수에 던지는 느낌으로다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도망치게 될 미래가 두렵다. 애초에 난 쉽게 도망칠 구석을 만들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길다. 나랑 맞지 않는다면 ‘언제든 도망쳐줄 테다.’ 신조라고 하기엔 비겁해 보이는데 실상 그렇게 살아왔다.


가르쳐본 경험 같은 건 전혀 없다. 회사에서 인수인계 정도해본 게 전부다. 이것도 가르침의 한 종류 아니냐고 억지로 갖다 붙여봐도 될까. 이런 내게 무언가를 익히고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내가 하고 있고 처해 있는 고민과 상황을 알리가 없지 않은가. 나는 그저 이전 수업 방식의 틀을 따다가 인자한 미소를 띠며 수업에 빠지지 않기를 독려하기만 하는 역할이면 되는 것이려나. 이 또한 내가 하기 나름일 테지.


살가운 성격이 아니다.

사람을 피한다.

정도 없다.


강사로서는 형편없는 거 아닐까? 뜻이 있어서 시작하는 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어쩌면 무언가를 하고 있다 정도를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어서 발버둥 치려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성과가 나든 말든. 적어도 “나 이런 거 하고 있어요.”라고 최소한의 어필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때가 되고 그날이 다가온다면. 결국 나는 어떠한 형태로든 사람들을 마주해야 하겠지. 의심과 기대에 찬 눈초리를 마주 할 테고.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입 밖으로 내뱉을 것인가. 글을 쓰는 수업이라면 응당 글로써 보여줘야 할 테지만 조금 더 빠르게 소통하기 위해서라면 결국 말이라는 도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겠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일지 타인의 자아실현을 돕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의 결과는 예측해 봤자 달라지지 않는다. 하느냐 마느냐. 했느냐 도망쳤느냐. 얻은 게 있는가 아닌가. 정답을 찾으려 하건만 정답이 찾아지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불안감을 만들어내는 꼴이라니. 이 얼마나 가소롭고 슬픈 일인가. 그러면서도 해보겠다고 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애처롭네.


굳이 쓸데없는 말 하나를 보태자면…


괜히 미움받을 용기를 내지 않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 그저 미움받지 않음을 목표로 삼자. 많은 말과 동기부여 따위는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오마카세 정식 같은 느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