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는 것에 대하여
시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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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금 태평하게 시나 읽을 때냐, 정신 차려라’, 마음 한구석으로부터 나태를 채근하는 외침이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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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조금 켕기기는 하지만 무시한 채 고개를 파묻고 계속 시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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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주변이 고요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마음속 소요는 제풀에 진압당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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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내가 품고 사는데, 하루도 내 것 같은 날이 없습니다. 이쯤 되면, 본래 마음의 성질이라는 것이 그런가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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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음은 공연한 투정을 부리고 시위를 일으킵니다. 녀석을 잠재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는 오늘도 시를 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