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All That Breathes On Earth
정영선(1941~)은 한국의 1세대 조경가이자 여성 1호 국토개발기술사다.
반세기에 걸쳐 진행 중인 그의 작업 궤적은 1970년대 국토 개발과 함께 전격 도입된 한국 조경사와 맥을
같이한다. 동시에 일찍이 여러 작업을 통해 인간이 지은 환경의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주창했던
그의 선구안은 지역을 넘어 전 지구적이며 동시대적 의제를 던진다.
처음 알게 되었을 때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보다가 선유도를 만든 사람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유도 공원은 어쩐지 이상하리만큼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ezBUMjEfmU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솔직히 도면만을 봐서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부분은 나무들의 색과 배치를 계획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무들이 자라는 시기와 지역의 특성과 다른 나무들과의 공생까지 생각 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물론 어느정도 규칙이나 방법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잘 모르는 저로서는 모든게 그저 멋져 보였습니다.
투시도 없이 먼저 공간을 상상해 보는 스케치는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습니다.
그림의 완성도 보다는 글로 표현되는것 보다는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을것 같습니다.
입체적으로 설계도를 그린다는 느낌인것 같습니다.
적용된 사진을 보니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요.
이건 뭐 2차원 인간이 3차원 공간을 이해해야 하는 수준이네요.
조경이란 시간을 두고 키워가며 그린다는점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보다보니 정영선 조경가님의 철학이 잘 느껴집니다.
풍경을 유심히 보다보면 마치 인간의 손이 닿지 않고 자연에서 그냥 자연스럽게 자란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생각과 기획의 방향이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른 관점을 준다는것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땅에 쓰는 시'라고 하시나 봅니다.
기왕 식물을 심는다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고 외래종이 아닌 우리나라 토종 식물이면 더 좋겠죠.
처음보는 식물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우리꽃이라 그런지 올망졸망 참 이쁘네요.
"조경은 땅에 쓰는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듯, 우리가 섬세히 손질하고 쓰다듬고
가꾸는 정원들이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치유와 회복의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영선
미술관 뒷마당에 있는 '종친부마당 정원'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전시마당 정원은 화이트 큐브에 둘러싸인 추상적인 선큰가든을 미술관 밖의 장소와 연결하는 정원입니다.
인왕산의 거칠고 힘찬 생명력을 담듯 언덕과 자연석을 배치해 풍성한 경관을 연출했다고 합니다.
산책길 같아 보여서 더 마음에 드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런 정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봤습니다.
마침 날이 너무 좋아 햇살과도 아주 잘 어울러져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대적인 미술관의 건축과 어울리도록 기존 건축 마감과 유사한 석재를 사용하되 관목류는 전통적인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시 바라보니 과거와 현대가 절묘하게 섞인 느낌이 드는군요.
잊지않기위해 따로 정영선님의 프로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분이 계시다는게 아주 자랑스럽네요.
'땅에 쓰는 시' 영화도 꼭 챙겨봐야겠어요~
날 좋은날 꼭 한번 들러서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