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사는 나
살다 보면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이 한 번쯤은 다가온다.
그 순간에는 시간도 멈춰 버리고 한 없이 알 수 없는 생각과 불안으로 빠져들고 만다.
그런 순간에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얼마 전 SNS에서 암진단을 받은 환자분이 느꼈던 감정을 읽은 적이 있다.
진단을 받기 3분 전과 진단을 알게 된 3분 후가 머나먼 과거와 미래처럼 느껴지더란 이야기였다.
3분 전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불안과 궁금증에 사로잡힌 과거의 인간이고,
지금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걱정하는 미래의 인간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읽고 나서 내가 생각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래는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미래일까?
10년 뒤, 30년 뒤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3분 뒤가 미래가 될 수 있는 불확실성
그 불확실한 미래를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고집 피웠던 내가
뒤통수 크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
미래는 3분 뒤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50이 넘은 뒤로 기억력과(젊을 때도 그리 좋지는 못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세상이 급격하게
좁아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늙어간다는 감각은 결코 평온하게 오는 것은 아니다.
고통과 후회를 수반하며 쓰나미처럼 몰려든다.
한마디로 정신없이 나이가 너울대며 몰려온다는 의미이다.
3분 뒤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듯 인생은 늘 버거울 만큼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니 미래만을 믿고 산다는 것은 허무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저 순수하게 지금을 받아들이는 일
그런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 무서운 줄 아는 나이
그러나 단단한 하루가 쌓여 거대한 성을 이룰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나이
3분 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금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속으로 읊조려본다.
단단한 지금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