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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U Mar 15. 2019

출장은 가고싶지만 출장보고서는 쓰기 싫어

출장은 가고 싶지만 출장보고서는 쓰기 싫어

해당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발행한 글입니다

출장보고서..듣기만해도 가슴 먹먹해지는 단어다. 나에게는 PPT 혹은 기안 작성이 항상 가장 어렵다. 일하는 건 쉬운데 계획서를 내고 출장보고서를 쓰는 것은 힘들다. 핑계를 대자면 내가 공대출신이라 그런 것도 있다고 본다. 물론 글 잘쓰는 공대생 분들도 많지만 내 주위만 봐도 대부분의 공대 출신 사람들은 이러한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 내가 출장보고서에 대한 기사를 쓰게 된 것은 이번에 출장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전 신입사원이었던 나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마음으로 출장 보고서를 써야하는데 물어볼 선배가 없어 고통스러운 상황인 신입사원들에게 이 글을 바치고 싶다.

난 입사 1년차 때도 일본출장을 2번 갔었지만 출장결과보고서를 작성할 일은 없었다. 워낙 말단사원이었기도 했고 내 위에 보고서 작성을 맡아주실 든든한 대리님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말만 출장이지 탐방 느낌으로 가볍게 다녀왔기에 보고서 작성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3년차가 되어 2달만에 2번의 출장기회가 생기고 출장결과보고서까지 마무리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니 참 막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회사일이란 것이 막막하다고 안할 수도 없는 일이니 일단 PPT 파일을 켜고 출장보고서 5글자를 써보았다. 출.장.보.고.서. 그런데 그 이상 뭘 써야 할지 감이 전혀 안잡혔다. 그래서 우선 대학생 때 교양과제가 나오면 했던 버릇대로 네이버에 "출장결과보고서"를 검색해보았다.
   




▲ 네이버 출장보고서 검색결과 네이버 출장보고서 검색결과입니다ⓒ 네이버 캡쳐




  
그러나 한글문서로 된 2010년 버전의 한장짜리 출장보고서 양식들만 몇몇 있을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꾸역꾸역 팀의 다른 분들이 쓰셨던 출장보고서들을 겨우 얻어서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이 출장보고서를 발표하는 것까지 몇번 들어본 결과, 출장보고서 작성에는 꼭 명심하고 가야할 6가지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번째, 첫장 : 비주얼, 누가 안중요하다고 그래?
 (난이도 : ★★☆☆☆)
    





▲ 페이스북 PPT검색결과 피피티만 검색해도 이렇게나 많은 참고 페이지가 나온다ⓒ 페이스북




본인의 회사에서 꼭 지켜야한다고 정해준 출장보고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예쁘고 세련된 PPT 탬플릿을 찾아서 사용하길 권한다. (실력이 부족한데 자신이 처음부터 PPT를 새로만든다고 한다면 시간만 버릴 뿐이다.)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의 기준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데 이건 잘 작성한 PPT를 계속 봐야만 느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의식적으로 좋은 PPT를 찾아서 봐야한다. (마치 맛있는 것을 먹어봐야 뭐가 맛있는 것인지 알듯이!) 나 또한 아직  부족하지만 페이스북에서 PPT 탬플릿 공유하는 페이지들을 팔로우하면서 지속적으로 디자인의 눈을 키우고 있다. PPT형식에도 유행이 있으니 팔로우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 목차 : 명확한 스토리라인
(난이도 : ★★☆☆☆)
  
  사실 목차만 봐도 이 보고서가 잘 쓰여졌을 지 예측이 가능하다. 잘 쓰여진 출장보고서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1) 출장개요
- 목적 / 일정 / 인원
(2) 상황분석
- 내부 (국내 업계)
- 외부 (시장흐름 / 출장지 현황)
 (3) 시장조사
- 방문지 유형 분류
- 방문지 요약 [00곳]
- 방문지 상세 내용 (view point / Insight)
 (4) 인사이트 / 시사점


 위의 내용들만 다 들어가면 상사에게 칭찬받는 출장보고서가 될 수밖에 없다. 소설로 비유하자면 기승전결이 완벽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장 보고서는 미리 출장 개요와 상황분석까지 작성하고 가는 것이 좋다. 출장 개요와 상황분석은 가기 전 현황에 대해 다루는 것이고, 시장조사와 인사이트는 갔다와서 느낀 것을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상황분석 : 최소 한개 이상의 인포그래픽
(난이도 : ★★★☆☆)



  인포그래픽이란 정보, 데이터,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보통 기사를 볼 때에도 인포그래픽이 적절히 들어간 장표가 더 시선을 끈다. 물론 필요없는데도 무의미한 그래프나 표를 남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인포그래픽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네번째, 시장조사 : 사진은 미리 생각하고 출국
(난이도 : ★★☆☆☆)



  개인적으로 사진은 뭘 찍을지 대략적으로라도 정하고 출국해야한다. 예를 들어 출장 방문지가 모두 회사라고 한다면, 기업 로고가 보이는 회사 대문 사진 1장, 회의장면 1장, 그 회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진 1장은 최소한 찍자와 같은 가이드를 가지고 출발해야한다. 만일 그런 것을 정하고 가지 않으면 어떤 회사는 대문사진과 회의사진이 있는데, 어떤 회사는 대문사진이 없고 내부사진만 10장있어서 출장보고서 작성할 때 각 장표가 통일성없이 지저분할 것이다.



다섯번째, 명확한 인사이트 : 앞으로 업무에 있어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난이도 : ★★★★☆)



▲ 출장PPT 발표 출장보고 PPT발표장면이다



    솔직히 출장은 안가도 그만이다. 옛날이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해외 사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모두 직접 해외에 나가서 찾아야했지만 요즘은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사진 및 내용은 인터넷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에서 당신을 해외로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실무자가 직접 '경험'을 하고 기업의 방향에 맞게 적용할 방법을 찾아오거나 작은 사무실을 벗어나 넓은 시아를 가지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출장을 다녀왔는데 아무런 인사이트가 없다면 상사에게 '놀다 왔니?'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섯번째, 시장조사 : 개념정의와 유형분류
(난이도 : ★★★★★)

  이건 출장보고서 작성 시 가장 대단한 고차원적 레벨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것을 아직 제대로 못한다. 사실 어떠한 것의 개념을 정의내리고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키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만일 새로운 개념을 정의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보고를 받는 사람에게는 만족을 넘어 감동을 줄 것이다. 뭐든지 연습을 하면 느는 법. 개념정의 또한 계속 하다보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장가고 싶지만 출장보고서는 쓰기싫어'
모든 직딩들이 이 말에 공감할 것 같다. 심지어 출장보고서가 쓰기 싫어 출장을 안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출장처럼 공짜로 시야 넓히기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뭔가 하나라도 얻어가야 회사에서 혼나지 않는다는 압박감에 하나를 보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고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그 생각들이 정리될 것이다.
그러니 자신있게 자주 나가보자. 왜냐하면 우린 젊으니까!
오늘도 출근하고 있는 모든 직딩들이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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