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저는 프로골퍼입니다.

실패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실패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골프는 명백히 실패의 스포츠입니다.

우리가 ‘성공적’이었다고 기억하는 샷이나 라운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순간은 크고 작은 실패의 연속입니다.

각자의 실패, 실패를 예방하려는 방법, 실패에서 벗어나려는 방법들이 존재하죠.


하지만 실패를 막으려 할수록 오히려 몸을 사리게 되고, 더 겁을 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될수록 더 신중해지고, 더 주저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이렇게 스스로에게 자주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마. 감당할 수 있어.”


우리는 100% 성공하는 방법도, 100% 실패하는 방법도 모릅니다.

그저 그 사이 어딘가에서 계속 시도하고 있을 뿐입니다.


작가 오은 님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게임을 하던 아이에게 “FAILED”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물었더니,

그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한 판 더 하라는 거예요.”


그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그 해석이,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도 유효한 의미가 아닐까?


초등학생이 게임을 할 때, 분명 엄마가 허락한 시간은 정해져 있었을 겁니다.

실패했다고 해서 게임이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시간 안에서 ‘한 판 더 해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이죠.


그 장면을 우리의 골프에 빗대어 본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골프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사실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패 앞에서 매번 좌절하고 침울해져야 할까요?

아니면, 아이의 말처럼 실패했더라도 주어진 시간 안에서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예전에 PGA 투어의 뛰어난 선수가 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그는 엄청난 스코어를 기록했지만,

라운드 중 마음에 들었던 샷은 단 한 번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샷은 모두 실패였던 걸까요?

그 라운드는 형편없는 플레이였던 걸까요?


그렇지 않죠.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친다는 선수조차 매 순간 실패하고, 단 한 번의 성공으로 라운드를 완성합니다.

그런데 내가 뭐라고… 세계 랭킹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을 내가, 실패했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실패라는 말, 어감이 조금 날카로우니까 그냥 ‘시행착오’라고 부르기로요.

매일같이 겪는 실패, 아니 시행착오. 그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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