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이라는 착각

’ 찌질함도, 미움도, 부끄러움도 모두 나‘라는 이야기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찌질하고, 치졸하며, 게으른 나는 내가 아닌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는가?

때로는 나 다움이 삶의 모토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 다움은 어떤 걸까요?

‘꽤 근사한 나’ 일지도 모릅니다. ‘성실하고 일 잘하고 여유로우며 우아한 나’가 나다움이라고 은연중에 상정해 놓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답지 않을 것일까요?


찌질하고, 열등감을 느끼고, 치졸하고, 음침하기도 하고, 비겁하고, 못됐고 그런 나도 나인데, 그런 나의 일부분도 인정해주지 않으려는 오만한 저였습니다.


그럴싸한 나를 나다운 것이라고 생각한 이후로 타인에 대한 나의 기준도 선명해지고, 나다움과 다른 사람은 불쾌함을 느끼고 나쁜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적대심이 생긴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상의 어떤 순간에 타인을 인정하지 못하고 화가 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은연중에 상정해 놓은 나, 그런 나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미웠습니다.


미워하는 마음이 생긴 걸 알아챈 후로 너무 나다워지려는 노력을 소홀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점심은 집에서 먹는 다면 짜파게티가 먹고 싶지만 밖에서 먹는다면 짬뽕이 먹고 싶으니까요. 지하철에서 새치기를 당해서 화가 나는 나. 목줄 하지 않고 산책하는 사람은 정말 못 배워먹었다고 욕하지만 잔디밭을 자유롭게 뛰노는 강아지를 보면 사랑스럽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나.


이율배반적인 것도 ‘나’고, 변덕스러운 것도 ‘나’니까요.


저는 잘 가르치는 일타 강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정확하게는 ’ 나도! 임진환 프로님처럼 되고 싶다!‘였나 봅니다.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니까, 전문가니까 실수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레슨의 경력도 깊이도 얕으면서 까불었습니다. 실수에 부끄러워 도리어 화가 나던 겁니다. 레슨을 하겠다고 한지가 얼마나 됐다고 내가 임진환프로님인 줄 알았다고 착각했다니 기가 막히고 부끄럽네요.


내가 나답고 싶다는 것을 오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회원님이 어려워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제가 알지 못한 것으로 더 어려움을 겪게 해서 미안합니다. 빨리 실패하고 배우겠습니다.


앞으로 나다워지는 걸 경계하려고 합니다. 시행착오를 기뻐하고 부족함을 발견하고 꼼꼼히 채워보겠습니다.


이 계기를 반면교사 삼아 반성하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나라는 것을 무엇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담겨있는 물이다.‘

어디에 담겨있거나 흘러가더라도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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