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일상!

by 자급자족

# 일상 복귀


9일 동안 베트남 나트랑 여행을 다녀왔다. 한국, 춥지만 편하다. 새벽 6시에 도착했지만, 비행기 안에서 한숨도 자지 못했다. 도착 즈음, 몸이 기억이라도 하듯 여행 전에 앓았던 어깨 통증이 생겼다. 욱신거렸다. 두려운가 보다.


여행용 트렁크 안에서 옷을 꺼내 세탁기를 돌리고, 부대찌개를 끓였다. 뭐라도 매운 걸 먹고 잠을 청해야 할 것 같았다. 중학생 아들은 아침 10시에 수학학원에 가야 한다며 중얼거리다 잠든다. 결국 잠에 취해 가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다.


이번엔 내가 잠들었는데 아들이 밤 7시 30분에 깨운다. 밤 8시까지 과학학원에 가야 한단다. 잠이 와서 미칠 것 같았다. 안 갔으면 좋겠지만, 학원 가겠다는 아이에게 가지 말라고도 못하겠다. 학원에 넣어놓고 커피숍이다. 밤 10시까지 멍 때리며 쉴 예정이다.


# 연말정산 막차 타기


오후에 회사에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러 갔다. 다행히 내일까지 마감기한이라 5월에 따로 연말 정산하지 않아도 된다. 남편 연봉이 내 연봉보다 살짝 많다. 그래서 의료비와 애들 인적공제를 남편에게 전부 몰았다. 아이 낳을 때 빼고는 직장생활을 쉬지 않고 계속했다. 결혼 전이나 후나 매번 솔로처럼 연말 정산을 한다. 자동으로 세금을 빼가던데 연말정산도 오프라인으로 출력물 좀 안 냈으면 좋겠다. 매년 헷갈리고 귀찮다. 올해도 시어머님 인적공제를 남편이 가져오기로 했다. 어머니 덕분에 돌려받는 돈은 더 많이 얹어 어머님께 드린다. 처음부터 우리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 스터디카페 사물함 청소


스터디카페에 사물함 2개를 정리하러 갔다. 가볍게 시작하고 싶었기에 다 본 책은 빼고 새책으로 채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스터디카페 좌석 예약상황을 봤더니 오늘도 이용자들이 좀 된다. 나는 장인이라 퇴근 후 혹은 주말에만 이용하고 있지만, 회계사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오늘도 공부하나 보다. 검정 좌석은 이용 중인 좌석이고 회색 자리는 고정으로 끊은 사람들의 자리다. 흰색은 비어있는 좌석이다.


# 어깨 건강을 위해 다이소


의사 왈 어깨 통증의 원인이 컴퓨터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아래에 놓고 써서라고 한다. 살아보려고 다이소에 갔다. 직장에서 8시간 동안 듀얼 모니터를 본다. 퇴근하고도 최소 5시간 동안 컴퓨터를 본다. 집, 회사, 스터디카페에 놓을 컴퓨터 받침을 구입해야 한다. 섣불리 결정하면 후회한다. 여러 각도에서 비교 분석해 본다. 접이식 화분 받침대의 균형과 높이도 검토해 본다. 강화유리 받침대도 있던데 무겁다. 나무 발받침은 특유의 나무 재질상 밑바닥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결국 상판은 따뜻한 나무, 하단은 화이트 쇠 프레임으로 되어있는 걸 하나 사본다. 사용해 보고 합격점을 받으면 2개 더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쇠프레임 받침대 1개(5000원) + 가로길이가 짧은 받침대 1개(3000원)의 결합이 듀얼모니터 이용에 좋아 보인다. 높이 10센티 정도다.


# 아이들 방학 스케줄 정리


맞벌이이기에 낮동안 아이들이 먹을 점심 도시락을 집에 싸놓고 출근해야 한다. 라면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 라면을 먹지 않도록 김밥을 도시락으로 싸놓고 출근하겠다고 말했다. 초등 딸이 김밥에 대한 자기 철학을 읊는다.


김밥? 김밥은 라면에 먹어야 제맛인데?


딸은 한 달 동안 라면만 먹으라고 해도 좋아할 것이다. 베트남에서 돌아오자마자 마라탕을 외쳐대고 있다. 지 젓갈을 좋아하는 아저씨 입맛의 꼬마 아가씨다. 키가 커야 하기에 남편과 최선의 방안을 생각해보려 한다.


여행 가있는 동안 아들의 과학학원과 영어학원 원장선생님의 문자가 왔었다. 와 애들은 자유를 느끼는데 학원 원장들은 우리가 불안한가 보다.


<영어학원 원장님 문자>

안녕하세요 ○○, ○○ 학부모님
여행 중이시라 되도록이면 연락을 안 드리고 있습니다. 다른 애들은 여행 중에 수업을 어느 정도 나갔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와 ○○의 영어 진도를 맞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여행에서 돌아오신 후에 목요일 전화 드리겠습니다. 안전하고 멋진 여행이 되시길요 ^^


초등 딸과 중학생 아들의 방학스케줄을 정리해 봤다. 정리해야 퇴근하고 자가용으로 픽업, 드랍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일정을 적어보니 많다. 애들이 불평불만 없이 잘 다니기 때문에 보내고는 있지만, 읍면단위 시골에서도 이렇게 다니는데 아마 학군지 애들은 전략적으로 공부계획을 짤 듯하다.


오늘 연말정산하며 남편연봉과 거의 비슷하게 받는 내 연봉이 다 어디 갔나 생각해 보니 학원 선생님들 주머니로 들어갔나 보다. 이번 베트남여행에서 두 아이 모두 '자유'를 느끼며 행복했다는 데 빈말이 아니었다.



<초등 딸 방학 일정>

월 17시 30분 - 19시 영어수능독해
화 14시 30분 - 16시 30분 중학선행수학
화 17시 30분 - 19시 영어수능독해
수 자유
목 14시 30분 - 16시 30분 중학선행수학
목 17시 30분 - 19시 영어수능독해
금 17시 30분 - 19시 영어수능독해

<중학생 아들 방학 일정>

월 10시 - 12시 중학현행수학
화 16시 30분 - 18시 30분 고등선행수학
화 20시 30분 - 22시 영어수능독해
수 10시 - 12시 중학현행수학

수 20시 - 22시 과학 물리
목 16시 30분 - 18시 30분 고등선행수학
목 20시 30분 - 22시 영어수능독해
금 10시 - 12시 중학현행수학
금 14시 - 15시 30분 국어문법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에 복귀했고 애들은 아무런 불평 없이 전과 같은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뭐가 옳은지 모른다. 그저 최선을 다해 본다. 애들이 착해서 다행이다.


오늘 저녁, 남편이 가족을 위해 요리한 음식은 닭볶음탕이다. 닭다리 순살로 요리했단다. 가족을 위한 요리에 취미를 가진 남편에게 매번 감사함을 느낀다. 남편이 요리를 좋아하는데, 여행동안 요리 못해서 어떻게 보냈나 르겠다.



keyword
자급자족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구독자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