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자정이다. 중고등 아이들 시험이 임박했나 보다. 미친 듯 놀다가 저녁 되니 차분히 공부 중이다. 그 속에서 얼굴 벌겋게 달아올라 '무소음 키보드' 타이핑 중이다.
어제는 새벽 5시 30분에 귀가하면서 마지막 불을 끄고 갔다. 프린트기를 만지는 중이었는데, 스터디카페 사장님께서 "새벽불을 꺼줘서 고맙다"고 한다. 타 지역에 거주 중이신데 댁에서 CCTV를 관찰하면, 소등하지 않고 퇴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였단다. 그 새벽에 스터디카페 이곳저곳 소등하는 내 모습을 관찰하셨다니 살짝 무섭긴 했다. 로비에서 원고 프린트하며 나지막이 한마디 건넸다. "오늘은 자정에는 꼭 귀가할 겁니다."
꼭 그러고 싶어서 한말이다.
대학 때 붓글씨 동아리 멤버였었다. 선배들과 밤새며 '철야 글쓰기' 작업을 하고 나면 한문 붓글씨 실력이 훅 늘어있었다. 화선지를 둘둘 말고 자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하면 결과에 놀랐었다. 그런 기대로 철야작업을 했으나.. 명이 짧아지겠다.
자정인데 아직 작업이 덜 끝났고 집중력은 최상이다. 이대로 작업을 더 했으면 하는데, 새벽 1시 2시에 귀가하는 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 자정인 지금 귀가해야겠다. 집에서는 노곤해져서 잠을 청할 텐데.. 큰일이다. 내일 아침 7시까지 보고서를 전송해야 하는데...
일단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