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론 :: 머리말

by 전대표

한국 연극계의 거목, 윤대성 교수. 그의 아들 故윤상훈 연출가는 나의 첫 선생님이었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스물 여섯의 젊은 청년이었고, 그는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서른 여섯의 젊은 연출가였다.

연출가 선생님이면서 형님 동생하는 사이였다. 나를 지극히 예뻐해주었던 그는, 술이 잔뜩 취한 어느 날 내게 ‘위대한 배우가 되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몇 년 뒤,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나도 무대를 떠났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했고, 결혼을 했으며, 사업에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 연극을 시작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전문사 과정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다. 될 때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10년 전 내가 본 그의 모습처럼, 나 역시 서른 다섯이 넘어서야 비로소, 연극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무대를 잊지 않고 있었다.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배우다. 그리고 작가다. 교수가 아니다. 뭔가 가르치려고 쓴 글은 없다. 느낀 점들만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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