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작가는 원초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한 심미안으로 최적화된 단어와 문장의 배열을 만든다. 스테디셀러 작가의 글이 일반인의 글과 다른 점이다. 배우란 영혼의 밑바닥에서부터 하나, 둘, 나아가서 머리끝 마지막 뿌리까지 가장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영혼의 결을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영혼이 눈뜨는 상태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하이퍼 리얼리즘 연기의 창조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처음 글을 쓸 때는 글 쓰는 게 쉽게 느껴진다.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 본다. 그게 나름대로 내 글의 기준이 된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다, 하는 기준이 없으니 되는대로 써보는 것이다. 그러다 퇴고 작업이 시작되면 많은 부분이 틀어진다. 접속사, 부사, 동사가 삭제된다. 그리고 가장 순수한, 목적을 제외한 모든 찌꺼기가 뜯겨져 나간다. 연기라는 것은 배우의 열정이 뭉쳐진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다. 그 에너지는 어떤 규칙이나 배열을 갖추고 있는 세계가 아니라 나노미터 크기의 세밀한 공간이나 구멍에조차 에너지의 기운을 뿜어낼 수 있는 힘이다. 자칫 잘못된 방향성을 갖고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의 변형이나 지속가능한 움직임이라 할지라도,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소중하게 다듬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관객이 최상의 리얼리즘을 느끼고, 그로 인하여 최상의 만족을 누릴 수 있게 돕는 도구로서 존재하는 것이 배우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영혼의 퇴고는 배우에게 있어서 중요한 과정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에는, 저마다 가진 삶의 결이라는 게 존재한다. 삶의 패턴, 즉 일상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인생 속에 자리잡고 있다. 배우는 일상의 결 속에 사는 존재가 아니다. 배우는 타인의 삶을 반영하는 존재다. 영혼의 퇴고를 거치지 않은 배우의 연기에서는 거친 리듬이 묻어난다. 열정과 에너지는 있을지 몰라도, 그 열정과 에너지가 누군가의 삶에 거대한 물결을 일으켜 변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