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대표 Aug 03. 2024

생활 속 글쓰기의 시작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써먹을지도 모르니 우선 정리해 두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서랍 속에 넣어둔 케케묵은 원고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유는 많다. 투고에 대한 두려움,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글이라는 부정적인 생각,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휘발되어 버린 글쓰기를 향한 열정과 시간 등등. 오늘부터라도 원고를 꺼내서 다듬기를 시작해 보자. 


좋은 상품인지 아닌지는 고객의 몫이다.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도 고객의 입장에서 불편하고 싫증이 나면 결과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활자화된 상품도 그렇다. 상업화가 목적인 글쓰기나 책으로 출간할 원고는 나름의 목적성을 갖고 있으므로 훨씬 꼼꼼하고 정확한 잣대를 갖고 검토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해서 책을 쓴다고 해도 독자가 불편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면 상품으로써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색하기에 적합한 책이라는 이름도 물 건너가버린다. 책 쓰기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논리적으로 독자를 설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 글쓰기는 조금 다르다. 좋은 일기라는 말이 있던가? 나쁜 일기는?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 중에서 즐거웠던 점, 행복했던 점, 논쟁이 있었던 점 등을 글로 썼을 뿐인데 나쁜 글이 가능한가? 생활 속 글쓰기를 하면서 글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기준은 나에게 있다. 좋은 글과 나쁜 글은 나로부터 비롯된다. 내가 좋은 글이라고 생각해야 좋은 글이 되고, 나쁜 글이라고 생각해야 나쁜 글이 된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글쓰기가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언제부턴가 틈만 나면 아이패드나 노트를 꺼내 들고 습작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시시콜콜한 내용부터 원고 집필까지 다양한 글을 썼다. 대단한 사건이나 이슈를 다룬 글도 아니었고, 논쟁이 될 만큼 날카롭고 뾰족한 글도 아니었다. 그저 일상 속에서 느낀 가벼운 즐거움, 가벼운 행복, 가벼운 깨달음을 적는 수준이었다. 그것들이 하나, 둘 모이고 나니 책을 하나 써내는 데 있어서 제법 훌륭한 밑그림이 되어 주었다. 


생활 속 글쓰기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 사색으로서의 도구로도 손색이 없고, 글쓰기의 기술을 익히는데도 도움이 된다. 언제, 어디에서 시작하던지 좋은 습관이며, 뛰어난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훌륭한 능력이기도 하다. 오늘부터 생활속 글쓰기를 시작해보자.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택시에서, 카페에서, 그리고 걷고 뛰는 모든 순간에도.

매거진의 이전글 문장의 구조와 성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