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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 Nov 25. 2022

내 인생의 필요성

두 타인에 결합부터 나의 자의식까지

내 인생이 돌아가는 과정


나는 사실 내가 아니었다

나라고 부를 수 있을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서로 다른 타인에게서

빠져나온 생식세포는 결합해

체세포라는 단위로 만들어지고 복제되었다


몸이란 것이 만들어졌고

저장된 코드에 맞춰 생존하려고 했다

먹고 마셨으며 자극받았다


어느덧 감각을 인식할 수 있었으며 그것을 인지했고

의식이라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의지를 알아챘다


최초로 나와 타인이 구분된 것은 세포였으나

그간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있던 최소한의 경계는

육체라고 부르는 것까지였다


그 경계까지만 한정지어서

나라고 부르는 통념에 따라 나라는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육체까지가 되었다


나는 몸을 이용하여 시간을 보냈으며

다양한 정보를 저장해 나아갔다


나와는 다른 성 염색체를 가진 이들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통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있었고


그간 쌓거나 쌓인 정보를 이용해 그 과업을 완성해 나아가려고 했다


모계 생식세포가 그랬던 것처럼

이성의 타인은 벽을 세웠으나

부계 생식세포가 그랬던 것처럼

그 벽을 뚫어 나아간다


계속 과정이 반복되던 찰나

어느 순간 나의 의지와 통념이

부딪히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곧 사회의 통념과 의지 사이에서

자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함이

최우선으로 과제로 떠올랐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지켜내야 할 것이 어디까지인가

그 경계를 정의해야만 의지 사용이 유의미하다


결국


외부와의 경계를 알아야 자아가 있다

자아가 있어야 육체를 보존할 수 있다

육체의 보존이 담보되어야 생식활동이 있고

생식에 문제가 없어야 유전자가 보존된다


반대로


이 유전정보가 가치 있어야 생식이 유의미하다

유의미한 생식을 위해서 육체를 지켜야 하며

육체를 보호 위해 자아의 경계를 명확하고

경계를 수호하기 위해 외부의 것을 분별해야 한다


그럼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이 정보는 가치 있나?


고작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의지라고 해봤자

내 생식세포가 이성의 생식세포를 뚫고

체세포가 되고자 하는 그것이 전부


그럼 내가 가진 형질을 육체로 구성하기 위해

기호화시키는 코딩된 물질이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겪은 것이 얼마 큼이나

생식세포에 전달됩니까?

그걸 모르면 내가 어느 정도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인지 답을 낼 수 없는데


그저 살다가 자손을 낳기 위해

그간 쌓인 정보들을 이용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되는 겁니까?


(~라고 허공에 외친다)


To. 1004 or 666

내 의지를 무분별하게 쓰지 않기 위해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경계를 명확히 해야하며

내 유전정보의 가치와 전달 한계점을 알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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