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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딸기향기 Jul 16. 2015

여행,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말자

사람에 따라 여행이 달라진다

@London, England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다녀온 이들에게 경험을 듣고 조언을 구하고는 한다. 요즘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유명해진 이들도 많고 상대적으로 쉽게 출판이 가능하다 보니 책을 낸 작가들도 많다. 하지만 무엇이든 100% 정답은 없고 다 믿어서도 안된다.


작년이었나? 여행을 주제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강연이라고 하기에도 아까울 강연이었다. 물론 여러 강연자 중에 보석 같은 이야기를 풀어낸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그저 여행 좋아하는 온라인 스타 정도 되는 것 같았다. SNS를 많이 하지 않아서인지 내겐 익숙지 않은 이들이었는데 동생들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모두 본인의 여행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일부는 제 여행이 마치 전부인 듯 생각에 갇혀 있었다.


나도 여행이라면 제법 자주 가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라고 말하기엔 내 경험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렇기에 추천을 해줄 수 있을 뿐 꼭 그래라고 말할 순 없다.


강연자 중 한 명은 카우치서핑으로 여행을 다니는 이였다. 제법 많은 경험을 한 듯 보였고 그로 인해 현지인들과 인연도 경험도 많았으리라 본다. 하지만 유럽여행을 앞두고 있는 어린 학생들 앞에서의 적절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마치 찍고 보기 오기식이 아닌 이런 것이야말로 여행이다 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기에 내 여행을 부정당하는 것 같은 불쾌함도 있었다. 게다가 막 여행을 준비하는 동생과 함께였기에 이를 곧대로 믿는 모습에 걱정스럽기도 했다. 카우치서핑은 여행의 초점이 문화교류에 맞춰진 이들에겐 더 없는 기회이겠지만 단순히 경비 절약을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유럽 배낭여행의 경우 대체적으로 바쁜 스케줄로 옮겨 다니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단순히 무료 숙박이 아님에도 경비 부분을 부각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게다가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안전하다고 하는 것도 말이다. 안전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카우치서핑을 우리나라서도 이젠 제법 이용하고 대체적으로 문화교류의 목적으로 건전하게 게스트를 받지만 그로 인한 범죄도 큰 문제 중 하나이다. 실제 그런 사례들도 있고 우리보다 개방된 유럽문화권서도 카우치서핑을 우려스럽게 보는 이들도 제법 많다. 이런 위험성에 대한 얘기 하나 없이 좋은 측만 부각하는 강연에 혹 누가 환상을 품고 경계 없이 행동할까 걱정이 되었다.



여행 중에도 그러하다. 중요 관광지나 여행 중 에피소드 이야기를 많이 하기 나름이다. 온라인 블로그를 너무 믿고 조사를 많이 해 마치 경험한 듯  이야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고, 본인이 경험했다 하더라도 전부가 아님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야기하곤 한다.


가볍게는 최근 이탈리아의 한 숙소에서 만난 남자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여행을 왔는데 '오르세는 별로이다. 나도 그랬고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라는 이야기을 했다. 막 파리 여행을 목전에 둔 어린 여학생에게 그리고 나에게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 학생이 시간이 부족했는데 안 가야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개인적으로 복잡한 루브르보다는 조용한 오르세가 좋았다. 그리고 그보단 수련 연작이 있는 오랑주리를 좋아하고 말이다. 이렇듯 호불호는 어디든 있어 꼭 좋다, 나쁘다로 말할 수 없다. (사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익숙지 않거나 관심 없어  힘들어하는 사람이 은근 많지만) 말 한마디로 한명의 여행이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어느 정도 필터 해서 듣는 것이 여행에선 특히 필요하다 본다. 본인의 소신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와야 후에 후회가 없을 것이다.


심지어 여행 가이드북도 현지에서 지낸 사람이 쓴 것도 있긴 하나 의뢰를 받고 짧게는 일주일 다녀와 쓰인 것도 있으니 모든 완전히 믿지는 말고 참고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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