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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탈출 Dec 19. 2018

삶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

-가이 스파이어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미중 무역분쟁에 금리인상,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급락이 이어지는 냉랭한 증시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런 불안의 시기에 투자자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역시 ‘강인한 투자 마인드' 다. 이와 더불어 명상과 함께 투자의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어야 할 때다. 이런 와신상담의 시기에 다시 한번 워런 버핏의 지혜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의 저자 가이 스파이어는 매년 진행되는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를 낙찰받은 투자가다. 이미 이전 글에서 잠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여기서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자 한다.



1. 위기상황에서도 원칙을 고수하라  


위기 상황에서 버핏의 생각과 원칙은 현재의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자세다.


“버핏은 투자할 때에도 항상 자신에게 충실했다. 수많은 사람이 기술주 거품에 휩쓸릴 때에도, 그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고수했다. 실적이 시장보다 훨씬 뒤처질 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버핏의 투자원칙을 그대로 모방한 저자는 금융위기를 극복해낸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고백한다.


“지금 금융위기 기간을 돌아보면, 나는 감정을 잘 억제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내 심리는 매우 튼튼했으므로 강력한 압박에도 휩쓸리지 않고 잘 버텼다. 가치투자의 힘을 깊이 신뢰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가치투자 기법이 내게 효과적이었으므로, 내가 정도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앞으로도 장기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었다.”



2. 인간은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존재다


 “모든 투자자가 마주치는 최대 난제는, 온갖 요소가 우리의 사고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합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금융위기는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비합리적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나를 포함해서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내가 고용했던 주식 분석가, 내 펀드에 투자했던 기관투자가와 마케팅 대행 전문가들이 시장 붕괴의 압박감을 못 견디고 주식을 사야 할 바로 그 시점에 주식을 팔아버렸다. 사람들은 흔히 잘난 체하면서 ‘군중의 광기’를 논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의 광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내 경험을 돌아보면 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내 두뇌의 비이성적 부위 관리야말로 주식 포트폴리오 관리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나약한 존재다. 본능적인 공포에 휘둘리면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일쑤다. 스스로 이런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다. 스스로 이런 사실을 안다면 공포에 휩싸인 자신을 다시 돌아보며 비합리적인 판단을 피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요즘 증시는 회사의 가치보다는 외부 요인에 의한 하락이 더 크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대한 애초의 판단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낫다. 회사의 가치에 변한 것이 없다면 그대로 보유해야 한다.



3. 평생 20개 종목에만 투자할 수 있다면?


“내가 여러분에게 주는 표를 이용하면, 투자실적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 표는 20번만 사용할 수 있는데, 여러분이 평생 20번만 투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20번 투자한 다음에는 더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이 원칙을 따른다면 여러분은 투자를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고, 정말로 깊이 생각한 종목만 사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실적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버핏의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한 번쯤 접해본 일화일 것이다. 평생 20개 종목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수할 종목을 고르라고 한다. 꼭 20개라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그만큼 신중하라는 뜻이다. 그저 관련 뉴스 몇 개 읽고 급등하는 종목에 훌쩍 올라타거나, 증권사 직원이 추천한다고, 누가 좋은 정보라며 귀띔해준 종목이라고 팔랑거리며 덥석 매수하면 안 된다.



4. 회사의 공식 서류를 철저히 공부하라


“회사의 공식 서류를 모두 공부한 다음에만 언론보도를 읽어본다.
...
신문기사는 뚜렷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내 두뇌를 자극하기 쉬우므로, 먼저 읽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회사의 공식 서류는 주식主食과 같아서, 맛은 덜해도 영양은 풍부하다.
...
증권회사에서 발간하는 분석 보고서는 거의 읽지 않으며,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역시 버핏이 누누이 강조한 내용이다. 회사에 대한 공부는 언론 보도나 증권사 분석보다는 그 회사의 공식 서류, 즉 분기별 사업보고서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언론 보도나 증권사 분석은 나름의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때로 불순한) 의도가 개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멘탈이 흔들리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다시 살펴보며 애초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하며 투자의 자세를 가다듬는 편이 낫다.
 




저자는 책 말미에 워런 버핏과의 만남을 이렇게 회고한다.


“워런 버핏의 인생이 보여주듯, 가치투자에는 ‘진정한 가치 추구’도 포함된다. 돈, 직업적 성공, 사회적 지위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
그날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버핏의 장점은 그의 지능이 아니라 그의 본성과 완벽하게 조화된 생활방식이었다. 어긋난 부분이 전혀 없는 듯했다. 그는 틀림없이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이제 나의 목표는 워런 버핏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진실한 내가 되는 것이다. 진실한 나를 통해서 진정한 성공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고 그가 가르쳐주었다.”


진정한 가치 투자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는, 인생을 가치롭게 만드는 투자다. 가치투자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살아가며, 내 스스로를 찾아가는 인생 여정에 부합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일환이다. 내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도구로서 가치투자를 지속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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