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 2024 연말정산

25-01-02

by 메밀
25년 새해 첫 커피


한해 연말정산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새해가 밝았다. 바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게으름도 피운 12월이었다. 대략적인 결산이라도 해보기 위해 나의 24년을 요약할 단어를 선정하려는데, 도저히 하나로 좁혀지지 않아 결국 두 시기로 쪼개어 마무리 지었다.

1-8월, 요가

요가와 인연을 맺은 이래 가장 미친 듯 집중했던 시기.

10-12월, 돈

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됨.

1-8월,

상반기는 그야말로 요친자의 삶을 살았다. 언제나 요가 생각뿐이었고 일기에도 온통 요가 얘기뿐이다. 몰입의 순간이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마침 일의 노잼시기와 맞물려 더 재밌었던 것 같기도. 주 6일 수련의 뜨거웠던 여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9월,

원치 않았던 코로나 이슈가 있었고 회복 후 어쩌다 매주 여행을 가게 되어 요가를 한 달 넘게 쉬었다. 그 휴식이 처음엔 너무 불안했지만 지나고 보니 막상 별일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와중에 햄스트링은 나을 생각을 하지 않아 현타가 세게 왔다. 요가 권태기의 초입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 달을 신나게 보냈더니, 노는 것에 미련이 사라졌다.

10월-12월,

올해 오픈한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남자친구와 ‘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경제, 투자, 소비, 수입 등 돈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이 바뀌었다. 여전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관심사가 조금 넓어졌다. 나름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다는 내적동기가 생기니 일하는 게 다시 재미있어졌다. 그 사이 티칭 실력도 한 단계 성장했다.

일에 다시 몰입하는 시기를 맞이하면서 비교적 평범한(?) 요가 수련자가 되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적당한 온도의. 그리고 지금은 요가 잠시 휴식 중.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24년의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난 정말 ‘한 번에 하나만’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 하나에 정신이 팔리면 다른 하나는 팽... 한 가지라도 몰입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건가. 암튼 이렇게 쉽게 요가에 소홀해진 나 자신이 무척 아쉬웠는데, 모든 일엔 업 앤 다운이 있고 흐름이 있기 마련이니-하며 마음을 달랬다.

31일 마지막 날, 카운트다운 파티를 하며 25년을 새롭게 맞이했고, 큰 심경의 변화 없이 일상은 그대로, 잘 흘러간다. 살아가면서 irregular한 상황에 흔들리기보다는 regular한 것들을 잘 지켜나가는 게 점점 더 중요하다 느낀다. 예상 밖의 사람, 거슬리는 말, 타인의 단점.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될 것이 아니라면 너그럽게 흘려보내자.


나는 세찬 루피, 친구는 울보 루피. 칭구가 사줌. 완전 기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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