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를 위한 전화영어 표현들
아직 영어가 어려운 초보자라면 전화로 영어를 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내 눈 앞에 있다면 손짓, 발짓도 해가며 의사소통을 할 텐데, 전화로 얘기할 때는 순전히 듣기와 말하기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전화기를 붙들고 영어로 수다를 떨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면, 전화세가 비싸던 시절 전화기마다 붙어 있던 스티커 표어대로 “용건만 간단히” 전달하고 끊고 싶은 거라면, 우리에게도 한줄기 빛은 보인다.
사실 “용건만 간단히” 전달하고 끊는 통화라면, 우리가 하거나 듣는 말들은 어느 정도 한정적이다. 그런 몇 가지 영어 표현들과 패턴만 외워두면 당신의 전화영어 울렁증도 약간은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불이의 영어 이야기> 매거진에서는 영어 표현보다도,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쓰고 있었는데, 전화영어와 관련해서는 부득불 몇 가지 영어 표현들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기본적인 표현들만 알고 있어도 전화영어가 덜 무서워질 테니까.
1.
여보세요?
Hello?
어느 누구나 다 아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거라 써봤다. 전화를 걸 때도, 받을 때도 맨 처음에 하는 말은 Hello? 다.
2.
현빈이랑 통화할 수 있나요?
May I speak to Hyun Bin?
통화하고 싶은 사람 이름을 May I speak to 뒤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자매품으로 I’d like to speak to HyunBin.(현빈이랑 통화하고 싶은데요) Is Hyun Bin home? (현빈이 집에 있나요?)도 쓸 수 있다. 물론, 현빈집에 전화 걸 일은 평생 없겠지만…
3.
판매부서 연결해주시겠어요?
Can you put me through to the sales department?
전화를 다른 곳으로 연결한다고 할 때는 put through를 쓴다. 큰 회사에 전화를 걸게 될 경우 안내원에게 어느 부서를 연결해달라던가, 누군가와 통화하고 싶다고 말을 하게 되는데 그때 이 표현을 쓰면 된다.
친한 사이에서는 좀 더 간단한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전화를 했는데, 마침 그 옆에 하하가 있었다고 치자. 그럴 때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형, 옆에 있는 하하 좀 바꿔봐”라고 말할 때는 그냥 Put him on the phone. (Put Haha on the phone)이라고만 해도 된다.
4.
(전화 거신 분은) 누구시죠?
Who is this, please?
전화를 건 상대방에게 누구냐고 물어볼 때는 Who are you?를 쓰지 않는다. 그럴 때는 Who is this?라고 해야 한다. 좀 더 공손하게 묻고 싶다면 뒤에 please를 붙여주자.
5.
전화 잘못 거셨어요.
You have the wrong number.
영어로는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할 때 ‘틀린 번호를 가지고 있다(have the wrong number)’라는 표현을 쓴다. 좀 더 부드럽게 말하고 싶다면 I think you have the wrong number. (잘못 거신 것 같은데요)라고 하면 된다. 전화를 건 뒤 자신이 잘못 걸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도 그냥 확 끊지 말고 Sorry, I dialed the wrong number. (죄송합니다. 잘못 걸었네요)라고 말해주자.
6.
그런 사람 없는데요.
There’s no one here by that name.
상대방이 찾는 사람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찾는 사람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두 명 이상일 때는 정확히 누구와 통화하고 싶은 건지 다시 물어봐야 한다. 만일 전화를 걸어온 사람이 ‘Mr. 김’과 통화하고 싶다고 했다면? 사실 대한민국에 김 꽈장님 두어 분 안 계신 사무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럴 때는 We have two Mr. Kims. Which one would you like to talk to?(Mr. 김이 두 분 계시는데요. 어느 분과 통화하고 싶으신가요?)하고 물어보면 된다.
7.
전화 왔어요. 받으세요.
This is for you.
누군가 전화로 친구를 찾을 때 수화기를 건네며 “자, 여기. 너 찾는 전화 왔어. 받아.”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냥 간단하게 This is for you.라고 하면 된다. 더 길게 얘기하고 싶다면 Someone’s askingfor you. (누가 너 찾는데?) Somebody named Suzy asks for you.(수지라는 사람이 너 바꿔달래.)라는 표현도 있다.
8.
전화 바꿨습니다. / 전데요.
This is she/he speaking.
나를 찾는 전화를 건네받았을 때 “전화 바꿨습니다. (당신이 찾는 사람이) 전데요.”라고 말하고 싶다면 This is she/he speaking이라고 하면 된다. 뒤에 있는 speaking을 빼고 This is she/he라고만 해도 된다. 그런데 이 표현은 반대로, 앞부분을 생략하고 그냥 Speaking이라고만 할 수도 있다. 이 세 가지 표현이 모두 같은 뜻이다. 이 표현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가뜩이나 긴장된 전화 통화에서 자칫 실수를 할 수 있다. 아래 상황을 보자.
A: Can I speak to Kong Yoo?
B: Speaking.
A: Uh… I’m speaking now. Can I speak toKong Yoo?
A: 공유랑 통화하고 싶은데요.
B: 네, 접니다.
A: (스피킹? 뭘 말하라는 거지?) 어… 지금 말하고 있는데요. 공유랑 통화할 수 있나요?
Speaking이 “접니다”라는 뜻이라는 걸 모르면 순간 당황해서 공유와 통화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9.
죄송하지만 지금 자리에 안 계시는데요.
I’m sorry but he/she’s not in right now.
전화로 찾는 사람이 자리에 없는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다음 예문들도 익혀두면 좋을 것이다.
He/she called in sick today*. 오늘 아파서 안 나오셨어요. (아파서 못 나온다고 전화 왔었어요.)
He/she is on a business trip. He/she’ll be back in a week. 출장 중이세요. 일주일 뒤에 오실 겁니다.
You just missed him/her. He/she just stepped out. 조금 전까지 계셨는데. 금방 나가셨어요.
(* call in sick: 아파서 못 나간다고 회사에 전화하다)
10.
메모 남기실래요?
Would you like to leave a message?
내가 찾는 상대방이 없을 때 십중팔구 이런 질문이 나오니까 꼭 알아두자. 물론 이 질문을 받기 전에 선수를 쳐서 “말씀 좀 전해주세요. I’d like to leave a message.”라고 해도 된다. 저 질문을 받았을 때 메모를 남기고 싶다면 Yes, please.(네 그럴게요)라고 한 후에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고, 남기고 싶지 않을 경우에는 No, that’s okay. I’ll call back later. (아니요, 괜찮습니다. 제가 다시 전화 걸게요.)라고 대답하면 된다.
11.
동생이 전화했다고 전해주세요.
Tell him/her that his/her brother called.
내가 전화했다고만 전해줘,라고 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전화를 받는 상대방도 이 표현을 써서 I’ll tell him/her that you called. (네가 전화했다고 전해줄게.)라고 말할 수 있다.
12.
저한테 다시 전화해달라고 전해주세요.
Could you have him/her call me back?
특별히 메시지를 남기고 싶지는 않지만 들어오는 대로 전화해달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이 표현을 쓰면 된다. 반대로 전화를 받는 사람이 “(들어오시면) 다시 전화드리라고 전해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싶다면 I’ll have him/her call you back.이라고 하면 된다.
13.
전화해달라고 해서 전화드리는데요.
I’m returning his/her phone call.
아, 우리말이 좀 어렵다. “전화 주셨길래 회신전화드립니다.”가 됐건 “걔가 전화해달라고 해서 지금 거는 거야”가 됐건,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해서 전화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면, 그 사람에게 다시 전화를 걸 때 이렇게 말을 한다.
14.
예약을 확인하려고/취소하려고 전화했는데요.
I’m calling to confirm/cancel myreservation.
자신이 전화를 건 용건을 간단히 말할 때는 I’m calling to~를 써주면 된다. 물론 그냥 I want to (~하고 싶어요)라고 해도 상관없다.
15.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Could you hold, please?
일반적으로 기다리라는 말은 wait이지만 통화를 하다가 잠시 기다리라고 할 때는 hold를 쓴다. 좀 더 공손하게 말하고 싶다면 mind를 써서 Do you mind if I keep you on hold for a second? (잠시 통화대기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면 된다. 통화 대기 후 다시 전화를 받을 때는 Thanks for holding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여기에 소개한 영어 표현들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 표현들만 알고 있으면 전화가 덜 무섭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전화로 영어를 술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표현들도 무한히 많고, 통화를 하는 상황도 무척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에 적은 것들도 상황을 세분화하면 더 많은 영어 표현을 알려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진짜로 전화영어 책 한 권은 써야 할 것이다. 그 많은 표현들을 모두 아우르기는 힘들기 때문에 우선은 가장 간단하고, 가장 자주 쓰이는 표현들로만 간단히 적어봤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기본적인 표현밖에 모르는 왕초보분들이 전화로 영어를 할 때 필요한 사소한 팁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아무리 전화영어 표현을 달달 외워도 막상 외국인과 통화를 하게 되면 떨리기 마련이다. 상대방이 내가 아는 표현만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고, 대화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어교재에 실릴 정도로 거창한 건 아니지만, 알고 있으면 의외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에서 우러난 사소한 팁들을 다음 글에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