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노들 Feb 15. 2019

조용한 섬마을에 다녀갈 때

가파도, 서귀포, 곶자왈

제주를 방문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2018년의 가을과 겨울 사이, 11월의 어느 날 나는 또 제주에 갔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지역재생을 성공적으로 한 곳을 둘러보고 대학생들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나누는 멘토링 활동에 가까운 일정이었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가파도. 모슬포항에서 배로 20~30분쯤 걸린다. 가파도는 현대카드에서 직접 마을 디자인 사업을 한 걸로 유명하다. 이태원에 있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전시도 멋들어지게 했다기에 무척 기대했는데, 실제 가파도는 훨씬 조용하고 세상과 거리를 둔 마을처럼 보였다. 현대카드가 만들어 놓은 하얀 건물엔 사람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실망만 한 건 아니다. 내가 언제 제주에서 한 번이라도 실망한 때가 있던가. 조용한 섬마을엔 자갈을 쓸어내리는 파도소리와 섬 위로 넘실대는 바람이 있었고, 귀여운 고양이와 허리가 굽은 노인이 함께 묵묵히 삶을 꾸려간다. 차라리 아무도 이곳에 더 손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가는 여행객이 말을 보탤 자격은 없는 것 같아 금방 생각을 멈춘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며, 잠깐 조용히 머물다 간다.


ⓒ 2019 NOODLE


ⓒ 2019 NOODLE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다, 기분도 들뜬다


ⓒ 2019 NOODLE 가파도 터미널


ⓒ 2019 NOODLE 새로 숙소 같은 걸 짓는 듯했다


ⓒ 2019 NOODLE 고먐미님


ⓒ 2019 NOODLE 이 정도가 사람이 제일 많은 때인 것 같다


ⓒ 2019 NOODLE 아직 오픈 전인지 들어갈 수 없게 해 두었다


ⓒ 2019 NOODLE


ⓒ 2019 NOODLE


ⓒ 2019 NOODLE 느닷없이 선인장 무리가 있었어


ⓒ 2019 NOODLE 간판은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은 어디서 파는지 몰랐다


ⓒ 2019 NOODLE


ⓒ 2019 NOODLE


ⓒ 2019 NOODLE 지금까지 제주 다니며 본 하르방 중에 제일 귀여운 것


ⓒ 2019 NOODLE 날이 약간 세기말적이어서 더 멋졌다


ⓒ 2019 NOODLE 가파초


ⓒ 2019 NOODLE 섬마을에 하나뿐인 작은 학교


ⓒ 2019 NOODLE 사랑


ⓒ 2019 NOODLE


ⓒ 2019 NOODLE 친구야 안녕


ⓒ 2019 NOODLE


ⓒ 2019 NOODLE 한 번에 한 칸씩 앞으로 나가


ⓒ 2019 NOODLE


ⓒ 2019 NOODLE 학교에 꼭 있던 동상들


ⓒ 2019 NOODLE


ⓒ 2019 NOODLE


ⓒ 2019 NOODLE 나는 이 풍차를 정말 좋아한다


ⓒ 2019 NOODLE 예술가들이 지내게 될 코워킹 스페이스


ⓒ 2019 NOODLE


ⓒ 2019 NOODLE 해녀 그림이 귀엽다


ⓒ 2019 NOODLE 화장실은 무슨 화장실이냐 변소지


ⓒ 2019 NOODLE


ⓒ 2019 NOODLE 타이포가 매력적


ⓒ 2019 NOODLE


ⓒ 2019 NOODLE


혼자 제주를 갈 때는 차를 탈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남쪽으로는 잘 내려오지 않게 된다. 공항에서 거리도 멀고 단기간 체류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다. 그래서 차를 탈 일이 있을 땐 꼭 남쪽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을 찾게 되는데, 마침 곶자왈이 코스에 있어 좋았다. 일부러 산책로를 내고 예쁘게 가꾸고 한 곳은 아니어서 다른 곳에 비해 야생의 느낌이 훨씬 많이 났지만 그 자체로 환상적이었다. 왠지 숨 쉬기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 2019 NOODLE 바다쓰레기를 이용한 안내문


ⓒ 2019 NOODLE 이만하면 잘 살았지?


ⓒ 2019 NOODLE 나무에게도 따뜻하게 인사해


ⓒ 2019 NOODLE 마음이 평온해지는 글귀


ⓒ 2019 NOODLE 아마도 포토존


ⓒ 2019 NOODLE


더 이상 길이 이어지지 않는 막다른 곳에 자리한 바다 앞 카페. 역시 해질 무렵이 가장 예쁘다.


ⓒ 2019 NOODLE


ⓒ 2019 NOODLE 넌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지


ⓒ 2019 NOODLE 그런데 바람이 그렇게 멈춰지나


ⓒ 2019 NOODLE 도로 끝


ⓒ 2019 NOODLE 저 너머엔 세상의 끝이 있을까?


ⓒ 2019 NOODLE 신기했던 테이블


ⓒ 2019 NOODLE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 2019 NOODLE 빼놓을 수 없는 흑돼지


산방산을 처음 봤는데 어쩜 이렇게 초현실적으로 느껴질까 싶었다. 제주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계속 넋을 잃고 와, 와, 하다가 결국엔 차를 옆에 세워두고 내려서 구경하기도 했을 정도.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 2019 NOODLE 초현실의 끝이었던 산방산


ⓒ 2019 NOODLE 빛의벙커


ⓒ 2019 NOODLE 클림트전


ⓒ 2019 NOODLE 미디어아트는 별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한 편견이었다


ⓒ 2019 NOODLE 모슬포에서 맥주와 함께 마무리


다음 여행도 제주가 될 것 같은데 말이죠.




ⓒ 2019 NOODLE

사진의 무단 도용은 안 돼요.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은 처음 가봤어, 함께여서 뭐든 좋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