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장단점 분석
스타트업 2년, 대기업 8개월 차에 비교해보는 대기업 특징 1탄
모든 스타트업, 모든 대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겠고.. 적어도 내가 경험한 범위 안에서 느낀점들!
먼저 장점
1. 조금만 잘해도 칭찬 받는다
주니어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아서인지, 조금만 잘해도 몇배는 칭찬을 받는 것 같다
당근에 몹시 동기부여 받는 사람으로서 선배들이 해주는 칭찬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무척 큰 힘이 된다
물론 실수하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쓴소리를 듣기도 하고, 가끔 팀장님께 혼나기도 하지만 ..^^
그래도 주니어니까, 신입니까, 아직 적응하는 기간이니까, 아직 잘 모르니까가 용인되는 것 같다
2. 큰 실수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방어막이 촘촘하다
필요할 때마다 배포하고, 그때그때 핫픽스를 하는 등 매번 변동성이 어마어마 했던 스타트업과 달리,
대기업은 정해진 날짜에만 배포하고, 아주 큰 장애나 문제가 아닌 이상 배포 날짜가 아닌 날에는 핫픽스도 잘 하지 않는다. 애초에 테스트 서버에 반영되면 담당 팀, 개발 팀, UX 팀 등이 달라 붙어서 QA를 진행하기도 하고, 배포 날에도 담당자들이 모두 남아서 잘 반영됐는지 확인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3. 해볼 수 있는게 다양하다
음.. 이건 회바회, 부바부일 것 같긴 한데 적어도 내가 속한 팀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게 진짜 다양한 것 같다. Gen AI 적용한 신규 서비스부터, 기존 화면 뜯어 고치는 거, 내가 건의해서 새로 도입하거나 시도해보는 거, 다른 팀이랑 열나게 싸워보는 거, 고객 응대를 해보는 거, 하기 싫은데 꾹 참고 해야하는거 등등..
암튼 조직이 큰만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다양한 것 같아서 열정이 있다면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 같다
단점은?
사실 어떻게 보면 장점인 것들이 또 어떻게 보면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뭐든 양날의 검인 법이니까 ...
1. Top down 형태의 일이 많다
이거 왜 해야되지? 어 이거보다 다른게 더 중요한데 왜 이게 더 급하다고 하지? 어 이거 너무 별론데...
싶은 것들이 대부분 Top down 형태로 지시된 사항들이 많다 ㅎ
이건 안되겠는데요? 이건 왜 이렇게 해야하죠? 이건 안중요한 것 같은데요? 하기 싫습니다. 라고 말 할 수 없는 것들 . . . 사실 큰 조직이고 어쩔 수 없이 수직적이고 직급이나 직위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근데 이게 어떤 사람한테는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방면,
어떤 사람에게는 아 진짜 말이 안되네 내가 이걸 왜 해야되지? 이게 중요한건가? 라는 생각만 들고 의욕도 떨어지고 하기 싫고 그런 숨막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하기 싫은 것도 '해내는' 능력, '참고 하는' 능력도 이곳에서는 능력치로 칠 수 있겠다
2. 느리다
아무래도 의사 결정 과정도 느리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팀도 많고, 모든 회사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로 얼라인 되어서 달려가는 그런 구조는 아니다 보니.. 실제로 팀과 팀 간의 KPI가 달라서 진행하지 못하는 기획들도 많이 있다 ..;;;; 느리다. 스타트업에 비하면 아주. 많이. 느리다.
기획을 다 하고 현업에 검토를 요청했는데, 몇주가 지나도록 회신이 안오는 경우도 있고, 뜯어고쳐보려고 각 팀 담당자들에 팀장님들까지 몽땅 수신으로 놓고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하나도 안오기도 하고, 터무니 없는 개발 일정(2월에 이 기획 건 개발 언제쯤 시작 가능할까요? > 올해 9월이요 > 네??)을 받기도 한다 .. ㅎ
스타트업에서는 급한 건이다, 중요한 건이다, 이건 우리 팀/회사의 정말 중요한 아젠다다 하면 모두가 달려들어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런 열정과 팀워크와 속도를 이곳에서 구현되길 바라는 건 헛된 기대다
장단점이 꽤나 명확해서 ... 단점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일 것 같다
이런게 뭇내 답답하고 못견딜 것 같으면 아무래도 대기업은 성향에 안맞을 것이고,
어느정도 참을 수 있을 것 같다거나 오히려 좋아? 하는 성향이라면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은 경우에는 ..
사실 답답함을 꽤나 느끼고 있다 ㅎ 그렇지만 지난번 처음 글에서 썼던 것처럼 예전 회사에서 느꼈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회사라는 점이 아직은 더 큰 부분으로 작용하기에 어느정도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리고 직급도 올라가고, 연차도 쌓이고 하면 훨씬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지니까 ..!
장점만 있는 회사가 어디있겠냐 나조차도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 - 와 같은 고찰로 이번 글은 마무리하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