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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Cheong Feb 11. 2016

사장의 역할

2016년 버전

6명이 회사의 전부일 때 사장의 역할은 화장실 청소부터 전단지 뿌리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회사에 사람들이 조금씩 계속해서 늘어나고, 회사의 업무가 계속 정교화(혹은 복잡화)됨에 따라 차츰 모든 일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보니나는 어떤 업무에 어떤 정도까지 참여하고 얼마만큼의 역할을 맡아야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해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처음부터 모든 걸 만들어왔기 때문에 많은 업무를 더 익숙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도 있다. (물론 사장의 착각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사장은 더 열심히 더 많이 일해서 회사에 기여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직원들의 업무에 과도하게 참견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고, 너무 일을 열심히 하다 막상 사장이 burnt out되기도 한다. 


위의 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경험에서 온 이야기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근에 다시 한번 내 co-founder와 사장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을 여기서 간단히 나누어 보고자 한다. 


지금(2016년 2월) 내가 생각해본 사장의 역할은 크게 보면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Who shows the vision

-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이유를 주어야한다. 우수한 인재들은 단순히 돈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잘 정리된 회사내 가치 체계를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반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서(세뇌해서) 모든 이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일할 수 있게해주어야 한다. 


2. Who builds the team

- 비전이 수립되면 팀이 더 잘 업무를 해나갈 수 있게 더욱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그 인재들이 모여 일할 수 있는 환경(예를 들어 사무실, 적절히 충분한 임금)과 업무 시스템(업무 프로세스 등)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이 함께 한 비전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 많은 것은 자동적으로 형성되고 만들어질 수 있다. 우수한 인재들은 주변의 우수한 인재들에 의해 자극받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3. Who gives the right questions

- 질문은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것이며 이를 위해 올바른(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그것에 대해 적절히 질문함으로 팀이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게 작극한다. 최대한 판단(judge), 비판을 삼가하고 질문으로 팀원이 더나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게 유도 해야한다. 물론 질문의 내용은 경영진 자신의 역할, 비전, 팀원, 프로세스, 결과물 등 회사 전반의 것을 포함한다.


4. Who takes responsibility

- 회사의 모든 책임은 리더로서 사장이 진다. 판을 벌리고 팀이 열심히 나아가게 만들되 그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은 사장이 진다. 


이렇게 4가지 역할을 정리하고 보니 1, 2, 3 번째 역할은 결국 ‘사고'하고 ‘소통’하는 일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해보면 결국 사장이 해야하는 일은 ‘사고’하고 ‘소통’하며 ‘책임’지는 일로 대략 정리할 수 있겠다. 물론 여러모로 구멍 투성이인 스타트업에서 사장은 구멍난 모든 부분을 수선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중점적으로 맡아야할 역할은 이 세가지로 수렴되는 것 같다.


오늘 정리한 내용이 조금은 뜬 구름 잡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오늘의 내용을 다시 정정해야할지도 모른다. 다만 회사가 만들어 지고 성장함에 따라 내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 나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오늘의 글은 2016년 2월의 정현우가 남기는, 직원이 60명이 채 되지 않을 때 생각한 사장의 역할에 대한 고민 정도로 마무리 지으면 될 것 같다. 내년 이 맘때 쯤에 이 고민의 결과가 나를 어디로 이끌었고 어떤 takeaway를 주었는지 꼭 다시 한번 기록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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