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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언 Mar 07. 2019

일상생활 속의 두 가지 방식 :  디지털과 아날로그

독서/필기/플래너..디지털 vs 아날로그, 사람들은 무엇을 왜 선호할까



이북리더기와 종이책


나는 최근에 이북 리더기(e-book reader)를 선물 받았다. 전자기기를 선물 받으면 언제나 기분이 좋기에 광대가 승천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언박싱을 했다. 이북 리더기를 처음 부팅해 세팅한 후 온라인 서점을 돌아봤다. 처음으로 접속한 온라인 e-book 서점에는 책이 끝도 없이 많았다. 서점을 갈 필요도 없이 베스트셀러랑 신간 코너를 돌아볼 수 있고, 종이책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렇게 많은 책을 ebook reader에 담고 다니고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니! 신박한 기분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2권을 샀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여자 친구랑 데이트를 하고 버스를 타고 집 가기 전에, 언제나 그랬듯이 터미널 주변에 대형서점을 들렸다. 여자 친구랑 베스트셀러랑 신간 코너를 한 바퀴 돌고, 신박한 제목으로 나의 발걸음을 멈춘 책을 2권을 구입했고 고소한 새 책의 냄새를 맡으면서 버스를 탔다. 지루하고 긴 버스 안의 시간을 때우기 위해, 방금 전에 구입한 책을 꺼내기 위해 가방을 뒤적거렸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거기에는 이북리더기도 같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나는 생각했다.



전자책이 널리 보급된 이 세상에서 아직도 종이책이 아직도 이렇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나?


전자책과 종이책, 독서라는 행위를 하기 위한 두 가지 수단이다. 2007년, 약 12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은 독서는 종이책으로 했다. 그러나 2007년 아마존의 킨들이 출시되면서 같은 이북 리더로 독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비디오/DVD 렌탈 업계를 몰락시킨 것 같이, 전자책이 널리 상용화된 이후 종이책 시장은 몰락할 것이라는 다양한 예견이 있었다. 하지만 10년 이상 후는 어떤 모습인가? 종이책 시장은 아직 거대하다. 그리고 2017년에는 오히려 종이책 시장이 5% 이상 성장하고 전자책 시장은 17%가량 줄어들었다.


전자책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아닌, 최근에는 오히려 그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종이책과 전자책 시장의 예시를 보고 나위 사고를 조금 더 확장시켜봤다


1. 독서 말고도 디지털이 다른 '일상적인 것'들에 파고든 오늘날, 우린 어떻게 바뀌었는가?

2.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든 사회에서의 디지털 VS 아날로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디지털이 삶의 한 편으로 녹아든 지 10년이 넘은 오늘날, 나는 이번 글을 통해서 독서를 포함해 우리가 하는 '일상적인 것'들 몇 가지 행위를 하는 두 가지 방법 - 디지털 VS 아날로그 - 를 비교해보고 사람들은 어떤 방식을 어떤 이유로 더 선호하는지 한번 살펴볼까 한다.



일상생활 속의 두 가지 방식:

디지털과 아날로그


디지털이 우리 삶을 깊숙이 파고든 2019년. 우리는 독서뿐만 아니라 원래는 '아날로그'였던 일상적이었던 것들을 '디지털'로도 할 수 있다.


노트테이킹과 플래너 이용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두 가상의 인물의 예시를 보겠다.



(예시 1) 홍아날씨의 일상


1. 제품 개발자인 홍아날씨는 김디지씨와 오후 3시에 예정된 미팅을 확인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기 위해 플래너를 꺼낸다. 일정 전후의 동선을 고려해 다양한 색깔의 펜을 이용해 시간 · 장소 등 일정을 표시한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자료 훑기'라는 할 일도 함께 기재한다.


2. 손목시계로 사무실에서 떠날 시간인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나간다. 홍아날씨는 지하철로 이동하는 짬 시간에 가방 속 바인더를 꺼내 종이로 인쇄된 약 10페이지가량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훑는다. 자료를 한 바퀴 훑고도 시간이 남은 홍아날씨는 함께 챙겨 온 종이 책을 꺼내 읽는다.


3. 미팅 장소에 도착한 홍아날씨는, 10분의 프레젠테이션과 30분가량의 미팅을 진행하면서 관련 내용을 A4 노트 8장에 걸쳐 필기한다. 미팅이 끝나고 사무실에 복귀 후 업무 노트북을 켜고 회의록을 작성한다.



(예시 2) 김디지씨의 일상


1. 스타트업 대표인 김디지씨는 홍아날씨와 오후 3시에 예정된 미팅을 확인하기 위해 업무 노트북의 디지털 플래너 앱에 일정과 할 일을 입력한다. 미팅 장소까지의 이동 시간을 고려해 약 1시간 전에 출발하는 일정도 입력한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김디지씨의 스마트워치가 출발시간임을 알려주고, 김디지씨는 사무실 밖으로 향한다.


2. 미팅 장소로 향하는 김디지씨는 짬 시간을 이용해서 태블릿PC에 저장되어 있는 파워포인트 자료를 보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훑고 중요한 부분들을 표시한다. 자료를 훑고 남은 시간에 전자책 앱을 열어 얼마 전에 구입한 신작 소설을 읽는다.


3. 미팅 장소에 도착한 후, 약 10분가량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30분가량 미팅을 태블릿 PC에 키보드로 필기한다. 나중에 추가로 필기가 필요할 것을 고려해 태블릿 PC 녹음기도 함께 작동시킨다. 사무실 복귀 후 업무 노트북을 켜서 회의록을 작성한다. 태블릿 PC로 입력한 내용이 동기화되기에, 업무 노트북에서 녹음본을 들으면서 다시 정리한다.



'아날로그 파' vs '디지털 파'


홍아날씨와 김디지씨의 예시는 일정관리, 자료 훑기(독서), 노트테이킹이라는 일상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진행한 예시이다. 요즘 4차 산업혁명이 떠오르면서 삼성 같은 IT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전 VS 후'를 보여주기 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시들이다.


이런 예시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반응들을 할 수 있다.


홍아날씨에 대한 반응

   1. 저 스타일이 뭐 어때서?

   2. 업무 프로세스가 좀 구식인 것 같다.


김디지씨에 대한 반응

   1. 저게 미래지만 나는 아직 아날로그가 좋아.

   2. 역시 디지털을 추구해야 돼.


1번 반응을 하는 사람들은 흔히 '아날로그 파' 사람들이고, 2번 반응을 하는 '디지털 파' 사람들이다.


2019년에는 디지털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이렇게 이원화된 반응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아날로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제 (1) 독서, (2) 노트테이킹, (3) 플래너 활용 - 세 가지의 '일상적인 작업'들에 대해서 '아날로그 파'와 '디지털 파'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더 한 가지 방식을 다른 방식보다 더 선호할까?


하나하나 씩 살펴보도록 하자.


1. 독서 - 종이책 vs 전자책

전자책과 종이책

위에서도 이미 말했지만, 2007년 아마존 킨들이 탄생하고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 2017년부터 전자책과 종이책 시장은 역전을 하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종이책을 선호하고 전자책을 선호했을까? 제품의 특징별로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자.



[ Round 1 : 기능 ]


기능적으로는 전차책이 종이책보다 한 층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북을 일단 종이책과 다르게 어느 환경에서도 독서를 할 수 있다. 백라이트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니, 조명이 없는 어두컴컴한 방일 지라도 독서를 할 수 있다. 또한, 한 권의 이북리더에 수 천 수 만권의 책을 담을 수 있다. 작은 이북리더 하나가 나만의 지식의 창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책으로는 하이라이트, 표시, 메모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텍스트 검색도 가능하다. 이런 편리한 기능들 덕분에 내용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


종이책은 전자책이 보유한 이런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 않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면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우리 고유 속담을 더 몸소 체험할 수 없다. 많은 책을 갖고 다니려면 어깨도 무거워지고, 어디 표시해둔 내용을 찾으려고 하면 성경구절을 찾듯 종이책 페이지들을 후루룩 넘겨야 한다.


이렇게, 기능과 사용 편의 측면에서는 전자책이 종이책을 이길 수 없다.



[ Round 2: 접근성 ]


접근성 측면에서도 전자책이 앞선다.


전자책은 이북리더기 하나만 갖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구입한 모든 책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요즘은 전자책 서비스가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에도 연동이 되어서 인터넷이 되는 전자기기만 보유하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다. 반면 종이책은 책을 일일이 갖고 다니지 않으면 볼 수 없고, 무게도 무거울뿐더러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 Round 3 : 비용 ]


비용적인 면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비교적 저렴하다고 하다.


아마존 킨들, 리디북스 페이퍼, YES24 크레마 같은 이북 리더를 한 대 장만하려면 적으면 10만 원, 많으면 30~40만 원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전자책의 가격은 종이책보다 30%~50% 정도 저렴하기에, 책을 많이 구매할 경우에는 책을 구매하는데 돈을 아낀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무료 책들도 많다. (심지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느다.) 적으면 10권 많으면 30권 이상 구매할 시점에 책을 구입하는 데 종이책을 구입할 때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반면에 종이책은 더 비싸고, 무겁고 공간도 많이 차지한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자책이 저렴하지만, 일단 이북리더 자체를 장만하기 위한 초기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기 때문에 비용적인 효용이 바로 느껴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2018년 초에 발표된 자료에서 보이듯 대한민국 성인의 40%가량 1년에 독서를 1권도 안 하는 저조한 독서량을 생각하면, 이북리더기를 구입해서 '종이책을 구입할 때보다 저렴하다'라고 느끼기 위해서는 거의 뭐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꼭 더 저렴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비용 측면서 약간 종이책 VS 전자책 디베이트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인가?)



[ Round 4: 내용 이해, 숙지 ]


내용 이해 및 숙지 차원에서는 종이책이 전자책을 앞서 이긴다.


독서 후 내용 이해 및 숙지 측면에서 봤을 때 종이책을 읽을 때가 전자책으로 읽을 때보다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내용을 오래 기억한다고 한다. 종이책을 읽었을 때와 전자책을 읽었을 때 눈 초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한 연구에 의하면, 종이책을 읽을 때 문장에 맞게 더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전자책은 단어별 띄염띄염 읽고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드러났다. 또한 종이책과 전자책을 읽고 난 후 내용 숙지 및 기억률을 시험해본 결과, 종이책을 읽었을 때가 전자책을 읽었을 때보다 내용 숙지 및 기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 Round 5: 경험 ]


독서 경험의 측면에서는 종이책이 전자책을 따라올 수가 없다.


우리는 독서를 생각하면,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독서를 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정신적 / 심리적 경험에 매료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새 책을 샀을 때 아직 접히지도 않는 표지를 열면서 자연스레 코에 닿는 '종이책' 냄새와 종이책의 촉감으로 인해 오는 그 경험. 첫 표지를 열면서 새로운 지식과 공감의 세상에 들어간다는 그 느낌. 그리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독서하다가 책을 그만 읽으려고 책 사이에 책갈피를 꽂고 나면 보이는 '독서 진도율'. 그리고 종이책으로 독서를 하면서 주어지는 '클래식하게' 느껴지는 독서의 느낌. 전자책이 아무리 발전이 되어도 경험 측면에서는 전자책이 종이책을 따라올 수 없다.


이런 경험적인 측면이 우리가 종이책을 선택하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므로, 이것이 전자책이 종이책을 절대적으로 이길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다.




브라이언의 최종 선택 -  종이책 Wins,


아무리 최근에 이북리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종이책을 이길 순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독서라는 행위는 정보를 습득하는 것 뿐만 아니라 독서를 하는 그 자체의 경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북리더를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독서를 할 때 자기 계발서나 문학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종이책을 전자책보다 앞도적으로 선호한다. 그러나 자기계발과 문학 작품의 목적 말고 논문, 잡지, 설명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 단순한 정보성 글을 읽기 위해서는 이북리더기에 pdf로 넣고 읽는 것을 선호한다.



2. 노트테이킹 - 종이 노트 vs 디지털 노트


독서에서 디지털 vs 아날로그가 전자책과 종이책의 대결로 구도가 형성이 되었다면, 노트테이킹에서의 대결 구도는 컴퓨터 키보드 vs 종이 노트 필기로 나눠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 노트테이킹의 측면에서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을 선호하고 있을까?




디지털과 아날로그 노트테이킹이 공존하는 공간, 대학 강의실


요즘 국내 대학 강의실을 보면 노트북과 태블릿을 이용하여 강의 필기를 하는 학생들을 수두룩하게 많이 볼 수 있다. 교수님이 강의를 하시는 와중에 최대한 많은 것을 받아 적으려고 학생들이 요란하게 키보드를 뚜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현란한 키보드 워리어급 손놀림과 더불어 또 다른 현란한 손놀림을 볼 수 있다. 백색의 종이 노트에다가 쓱싹쓱싹 각양각색의 펜으로 필기를 하는 학생들. 이렇게 대학 강의실에서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노트테이킹의 모습을 둘 다 관찰할 수 있는데 공부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일까?


유럽의 두 뇌과학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종이 노트로 필기하여 공부하는 것이 내용 습득 및 이해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배우는 내용을 키보드로 타이핑하여 숙지하는 것보다 손으로 써서 필기하는 것이 뇌의 다방면으로 자극시키기 때문에 더 숙지가 잘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연구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노트테이킹을 선호한다. 직접 각양각색의 색깔로 필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키보드와 마우스로는 하지 못하는 다양한 기호와 그림을 자유롭게 넣으면서 공부할 수 있으니 또 다른 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부를 끝낸 후에 내가 손으로 직접 적고 꾸민 공부 노트 보고 느끼는 그 뿌듯함도 종이노트와 펜을 아직 선호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을 선호하는 사람들


종이 노트테이킹이 (학술적으로도 증명된) 이런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면 갈수록 노트테이킹을 디지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먼저, 디지털 노트는 종이노트보다 필기 내용 관리의 측면에서 편리하다. 타이핑을 통해 노트를 작성하고 디지털로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내용을 수정하려면 단순히 키보드와 마우스로 빠르게 수정을 하면 되고 재배열도 쉽게 할 수 있다. 반면 종이 노트테이킹의 경우에는 보기 좋지 않게 삭선을 긋는 경우도 많지만, 깔끔하게 내용을 지우기 위해 지우개나 수정테이프를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수정사항이 좀 많아지면 금방 페이지가 지저분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흔히 '완벽한 노트'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기존에 필기하던 종이를 버리고 같은 내용을 새로운 페이지에다가 재작성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불필요한 시간낭비라고 보일 수도 있지 않은가?


가독성 측면에서도 훨씬 뛰어나다. 많은 내용을 받아 적으려고 속기를 하다가 나중에 독기를 할 때 내 손글씨를 못 알아본 적도 있지 않은가? 디지털로 필기를 시작하면 글씨체가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이상, 알아볼 수 있다... 나의 글씨는 다른 사람들은 못 알아보더라도 나의 타이핑한 내용은 못 알아들을 리가 없다.


같은 시간에 필기할 수 있는 양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전 문단에서 언급한 것 같이 속기를 할 수 있지만, 아무리 글씨를 빨리 쓰는 사람이라도 같은 시간 안에 타이핑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비교를 하기가 힘들 것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강의, 갑자기 받아 적을 내용이 많아진 비즈니스 미팅, 최대한 많은 디테일을 받아 적어야 하는 순간에서는 디지털 노트테이킹이 빛을 발한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브라이언은 디지털 필기를 사랑한다


개개인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필자는 종이 노트테이킹보다 디지털 노트테이킹을 선호한다. 무엇보다도 필자는 노트테이킹을 하는데 다양한 색깔을 이용한 필기를 하는 것보다는, 많은 양을 받아 적고 나중에 다시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디지털 노트테이킹을 더 선호하지 않나 싶다.


디지털로 필기하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방해된다고 하는 연구 결과와 의견도 있지만, 필자는 이런 측면에서 디지털의 영향을 크게 안 받는 듯하다. 중요한 내용을 디지털로 노트테이킹할 경우에는 딴짓을 안 할뿐더러 딴짓거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공부를 진행하기도 한다.


아마도 디지털 노트테이킹을 통해 나의 대학시절 성적이 꾸준히 높게 유지되었고 차석 졸업까지 한 것을 생각하면, 나에겐 디지털 노트테이킹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되든지 간에 개인 취향이 중요한 것이다.


결국, 디지털 노트테이킹 WINS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방 속엔 종이 노트 한 권


물론 나는 디지털 노트테이킹을 선호하지만 나는 가방 속에 종이노트 한 권을 넣고 다닌다. 가끔은 그냥 별생각 없이 백지에 펜으로 낙서를 하거나 그냥 이런저런 것을 끄적이고 싶은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해보니 늘 노트북 / 태블릿 같은 디지털 필기도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그냥 잡다한 생각을 끄적이는 용도로 노트를 한 권 넣고 다닌다.




3. 플래너 활용 (일정 / 할 일 관리)에서의 디지털 vs 아날로그



대한민국의 핫한 열풍 다어어리 시장


매년 연말연초가 되면 추운 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워지는 곳이 있다. 바로 대형 문구점의 다이어리 코너이다. 모두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자신이 쏙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 / 플래너를 구입하려고 다이어리 코너는 분주하다. 디자인도 다양하다 유선 노트, 모눈종이 노트, 무지의 노트부터 이쁘게 양식이 갖춰져 있는 다이어리까지 각양각색의 다이어리가 있다. 속지가 없이 철링으로 되어있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속지를 따로 구입할 수 있는 철링 바인더도 존재한다.


다양한 디자인의 중저가의 다이어리도 있지만 오랜 기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고가의 다이어리 / 플래너 브랜드들도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해외 유명 다이어리 브랜드를 언급하자면 프랭클린 플래너몰스킨 다이어리가 있다. 자칭 '시간관리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경우에는 바인더와 속지 기본 세트가  7만원 정도 한다. '디자이너의 노트' 몰스킨 다이어리는 제일 기본 크기의 다이어리가 2만원에서 3만원 가량 한다. (몰스킨이 한국에서 유난히 비싸다). 국내 브랜드로는 제일 널리 알려진 3P 바인더 시리즈와 최근 몇 년 전부터 인기를 타기 시작한 윈키아 플래너가 있다. 3P 바인더는 기본 2019년 다이어리 세트가 25,000원정도 하고 위키아 플래너는 15,000원~2만원 정도 한다.


디지털 플래너의 시장도 핫한 지금


이렇게 종이 다이어리 / 플래너는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지만, 2013~2014년부터 종이 다이어리 시장만큼 뜨거운 열풍을 타고 있는 것은 디지털 플래너 시장이다. 여기서 디지털 플래너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스마트 디바이스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캘린더 및 투두리스트 (할 일 관리 앱)을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클라우드가 대중화되면서 클라우드를 이용한 디지털 플래너 플랫폼 / 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장점을 보유한 디지털 플래너


종이 다이어리 / 플래너가 따라올 수 없는 디지털 플래너의 제일 압도적인 장점이라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심지어 스마트워치까지) 모두 연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스마트기기에서 일정이나 할 일을 입력하면 다른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같은 정보를 접근할 수 있다. 즉, 노트북에서 할 일을 입력하면 스마트폰으로 연동이 되니 무거운 노트북을 갖고 나올 필요 없이 집에 두고 올 수 있다.


디지털 플래너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런 디지털 플래너 앱의 경우에는 일정, 기한, 메모, 파일 첨부, 미리 알림 설정, 태그, 분류 등 각 일정 / 할 일마다 추가적인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일정과 미리 알림을 등록하면 스마트폰의 푸시 알림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니, 내가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나의 일정을 알 수 있다.


종이 플래너의 경우, 종이 노트에 필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수정을 하다 보면 금방 지저분해질 수 있고, 플래너에 일정 / 할 일을 기입할 지라도 일정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까먹을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단점도 존재하는 디지털 플래너


그러나 디지털 플래너에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먼저, 디지털 플래너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방해 요소가 존재한다. 노트북 / 태블릿 PC의 경우 많은 알림이 오지 않지만,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플래너를 많이 활용함으로 디지털 플래너를 활용하다가 카카오톡 알림, SNS 알림 등 다양한 푸시 알림으로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그런 불필요한 알림에 휩싸여 일정 알림이 묻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플래너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알림 설정을 일일이 다 꺼주는 번거로움 작업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무한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기에, 디지털 플래너를 관리를 안 해주면 다양한 정보가 쌓이기만 하고 관리가 안 될 수도 있다. 디지털 플래너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나의 디지털 플래너 시스템 자체를 점검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브라이언의 선택 - 플래너도 디지털로!


나는 개인적으로 디지털을 플래너를 이용한다. 브라이언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보면 알겠지만, 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이 다 연동된 디지털 시스템들을 이용하고 있다. 연말연초에 대형 문구점 다이어리 코너에 들리면 한번 살까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디지털 플래너가 주는 편리함에 매료되어 5년 이상 디지털 플래너를 이용 중이다.




디지털 vs 아날로그, 정답이 없는 끝없는 분쟁


 지금까지 독서, 노트테이킹, 플래너 활용이라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하여 살펴봤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각각 장단점을 살펴봤지만, 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무엇이 더 뛰어나므로 무엇을 이용해야 된다'라는 법은 없다.

자신의 개인의 취향에 맞는 대로 이용하면 된다.


감성과 경험을 더 중시한다면 기존의 방식인 아날로그를, 실용, 정리, 편의를 더 선호한다면 디지털 방식을 이용하면 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징검다리 : 디지로그를 도입하다


필자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디지털적인 방식을 삶의 일부로 도입하기 위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행착오를 시작한 지 5년이 되는 오늘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디지로그를 택하기로 결심했다.


디지로그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된 것을 의미한다.  특히 디지로그를 채택한 것은 노트테이킹과 플래너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있다.


노트테이킹의 경우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 같이 전자기기와 함께 펜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태블릿을 이용한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태블릿 PC는 마이크로소프트 사가 제작한 서피스 프로 시리즈인데, 2015년에 구입해 노트북으로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 필기용으로도 활용을 하고 있다.



플래너의 활용의 경우에는 불릿저널 시스템의 데일리로그 시스템을 디지털 캘린더와 투두리스트 시스템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 불릿저널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모든 상황에서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꺼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뭐 어떻든지 간에, 위 방식은 필자가 이용하는 방식이고, 포인뜨는 자신에게 맞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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