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 소소하지 않은 쇼핑기록
11월은 서울 이곳저곳 대학가의 A사 중고서점 유람을 다녔다. 시간을 보낼 곳은 필요했고 카페에서 N>3 시간을 죽치고 있기에는... 인내심의 한계가 곧잘 왔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의 '단골매장' 목록에는 우리 지역의 ****역점 말고 몇 곳의 이름이 더 등재되게 되었다는 웃지 못할 사실.
그 와중에 중고책만 산 것도 아니어서 새 책도 제법 샀다.
1. 가벼운 마음_크리스티앙 보뱅[완독]
올해 발굴한 작가 중에서 '가슴에 꼭 끌어안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클리셰적 짤을 써먹고 싶은 작가가 이 사람 말고 또 있을까 싶다. 모든 문장이 있어야 할 곳에 있고 고른 땀으로 놓은 자수처럼 정갈하고 따뜻하다. 보뱅의 책을 차곡차곡 사 모으는 중.
2. 단지 순박한 사람들_찰스 디킨스
디킨스는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이름이었는데, 천천히 시간을 들여 다시 읽어보려고 준비 중이다. 준비 중이라 함은... 곧 지갑을 연다는 뜻이었...
3. 단어 극장_김유림[완독]
역시 올해 알게 된 시인들 중에서 지금까지는 이제니를 최고로 쳤는데 김유림 시인의 이름을 함께 올려놓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완독 했으므로 자신 있게 말함!).
4. 납골당의 어린왕자_퉁구스카
지인 작가님이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추천하셨다. 아, 어바등도 예약 시작했는데. 내 지갑 언제 채워. ㅠㅠㅠㅠㅠㅠㅠ 전권을 다 털었다. 테이블 위에 다 밀어 넣었다가는 사진 각이 안 나올 것 같아서 한 권만.
5. 일방통행로_발터 벤야민
대학 때 동아리 친구 중에 벤야민에 열광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서는 아니고, 좀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기약은 없지만...
6.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수상작품집 2021_김혜영 외[완독]
작품성도 완성도도 훌륭해서 정말 놀랐다. 정말 잘 쓰시는 분들이 많구나. 새삼 절감.
7. 신카이 마코토를 말하다_후지타 나오야
어떤 예술가의 작품 세계가, 그런 작품활동을 쭉 지속해 온 그의 머릿속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신카이 마코토가 혜성처럼 등장했던 그 시기에 나도 「별의 목소리」를 보고 감탄+혼란의 도가니탕에 빠졌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8. 아트풀_앨리 스미스
관심 있는 작가인데, 쭈욱 보관함에 넣어뒀음에도 여전히 한 권도 읽지 못했다. 신간이 나왔길래 그 김에 한 권 쏙.
9. 넥서스_유발 하라리
신간이 나왔을 때 안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을 주는 저자가 있다. 유발 하라리가 바로 그런 저자들 중 대표 격인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왔을 때 '바로' 읽은 적이 별로 없다는 게 반전...
10. 풍미 마스터 클래스_백지혜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의 팟캐스트를 듣다가 제대로 영업당했다. 그중 제일 호기심 가는 메뉴 하나를 골라놨고, 곧 테스트해 볼 예정이다!
11. 카르밀라_조샙 토마스 셰리든 르 파뉴
#오컬트탐정 #소녀뱀파이어 #고성 #빅토리아시대
일단 키워드 조합에서 통과였던 것입니다...
12. 달의 뒷면을 걷다_전혜진
전혜진 작가도 믿고 보는 작가 중 한 사람이고, 일단 이 시리즈의 기획을 굉장히 좋아한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SF순정만화 3작과 소설가 3인방의 콜라보 작업물 중 마지막 권이다.
13. 멜랑콜리의 해부_로버트 버턴
읽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지만, 정말이지 손이 안 간다. 괴롭네 진짜.
14. 심장이 뇌를 찾고 있음_케이트 포크
읽고 있는 중인데, 진짜 이런 발상을 하고 이런 단편을 쓴 작가의 뇌가 정말정말정말*100000000 궁금하다.
15. 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_신은주
문화재 복원가의 에세이. 재, 재밌잖아요, 직업인의 에세이는!
16. 강기슭에 선 사람은_데라치 하루나[완독]
다 읽었고 리뷰도 남겨놨으므로 스킵! https://brunch.co.kr/@brickmaker/246
17. 내게 없던 감각_수전 배리
#뇌과학 #감각 #인지 요것도 one of my favorite keywords
18. 낭만주의의 뿌리_이사야 벌린
시간이 없어서 당분간은 표지도 못 넘길 것 같지만, 일단 있을 때 손에 넣고 봐야 한다는 느낌이 몹시 강렬하게 왔으므로. ;;;;
19. KNITTING FOR OLIVE
보그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라 그런가 자꾸 뜨개책에도 시선을 뺏기고 있다. 일하고 노는데 다 어깨와 손목을 쓰고 있으니 팔이 아작나는 건 당연한 귀결인가...!
20. 톨킨의 세계_존 가스
실마릴리온을 번역해 가며 읽던 시절이 있었다(물론 현생 문제로 중간 탈주). 그랬다... 그땐 이런 책이 나올 날들을 어디 상상이나 했던가...
+ 하나 빠트린 것을 이제 봤다.
언어의 위로_곽미성[완독]
N>2개의 외국어를 하는 이들에게 항상 관심이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저작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고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게 뭔지 설명하기는 애매하지만, 여하간 인간의 정신 건강에(대단히 안타깝지만, 제대로 익히기 전까지는 아니다...) 좋은 것이 맞다. 그러니까... 다 까먹어버린 영어 다시 공부해야겠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