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름, 다른 사전』을 시작하며
서신교환 프로젝트 『책장담화』의 담화입니다. 책장담화가 브런치에 입성한 지 대략 2주 정도 흐른 것 같아요.
또 다른 글 기획, 지금 시작하는 『다른 이름, 다른 사전』은 제가 쓰는 글을 궁금해하던 필화에게 한 편의 엽편을 보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는, 보시다시피, 예- 제가 여기서 동태눈이 되어 히죽거리는 빈 모니터를 마주 보고 앉아 있군요. 저를 비웃는 모니터에 원펀치를 한 대 날리고 시작하고 싶지만, 자중하겠습니다. 모니터의 몸값은 소중하니까요.
이도우 작가께서 나뭇잎 소설이라는 표현을 쓰신 것을 읽었을 때 그 표현이 참 시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감히) 그런 글을 쓸 엄두를 내게 될 것이라고, 그 당시 그 단어를 입 속에서 여러 차례 굴려보던 제게 누군가가 이야기해 주었다면 헛소리 말라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인생은 다 살아보기 전엔 정말로 알 수 없는 것이로군요.
책담과 쭉 함께 해주신 분이시라면, 제가 낱말집착광공(...(๑•̀ㅂ•́)و✧)이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채셨겠죠. 쓰는 말만 줄기차게 쓰이고, 사용빈도수가 낮은 단어들이 생매장되어가는 현실이 너무 아파서 - 혹은 그 의미폭이 자꾸자꾸 협소해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 그래서 그 핑계로 자그만 도피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사실은 단문과 가벼운 문체를 주로 쓰(ㅓ야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덕지덕지 복문과 당의를 입힌 듯, 윤기 좌르르 흐르는, 끈적거리는 과도한 비유와 언제 마침표가 등장할지 절대 알 수 없는 만연체가 너무나 고파서 그런 문장으로만! 벽돌 쌓는 글쓰기가 하고 싶어서... 네, 그렇습니다. 진짜 속사정은 그러합니다. 그러니 아마도 연재글은 절대로 모바일친화적이지 못하리라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제목(표제어)이나 소제목과 관련 없이 그냥 짧고 두서없는 한 편의 이야기로 읽어주셔도 좋고, 표제어를 제 나름대로 이야기로 써 본 뜻풀이로 읽어주셔도 좋습니다. 읽을 것, 볼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잠시라도 눈길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왕 잔뜩 양해의 말씀을 구한 거 하나만 더 구해보겠습니다. 연재주기는... 심히 죄송하지만 아마도 들쑥날쑥할 듯합니다만, 주당 최소 1회분의 원고는 업하려고요. 글이 잘 풀릴 때는 사이사이 서프라이즈가 있을 수도 있고... 본업의 마감이 목을 조를 때는 어... 네, 뭐, 그렇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