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글쓰기를 되돌아 보며...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 하루였다. 수년 전 일기라는 형태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의 생각과 마음을 활자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도 내 삶에 글쓰기는 있었겠지만 시험이라던지 제출해야 할 글이 있어서 등 필요에 의하거나 마지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연히 시작한 일기 쓰기를 통해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자각도 생기고 동시에 자부심도 생겼다. 글쓰기를 더 잘하기 위해 다양한 책도 읽고 관련 강의도 수강해서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브런치와 인연도 생겼다. 하지만 브런치 작가라는 허울 좋은 타이틀을 가지게 된 것은 작가 그 자체가 탐이 나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글쓰기의 세계에서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정진하자는 의미로 나 자신을 던진 터였다.
수업을 들을 때나 글쓰기 책을 읽고 나면 나의 글이 훨씬 더 풍부해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글의 체계도 배우고 영감을 얻는 방법이나 다양한 글감을 가지고 오는 방법도 인식하게 되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학원과 출판물 시장이 사라지지 않는구나라는 평범한 진리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약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강의가 끝나거나 책을 덮게 되면 도로아미타불인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느낀 점은 단순히 글을 길게 이어나가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글과 공감을 얻는 글을 위해서는 어휘력과 문장력뿐만 아니라(어휘력과 문장력도 모자라지만) 서사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대안으로 또다시 필사가 떠올랐다. 한동안 사설을 옮겨 쓰는데 정성을 기울였었다. 매일 일간지 주요 논설 필진들이 신문사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글이다. 사설의 장점은 기승전결 혹은 서론, 본론, 결론과 같이 구조화되어 작성되었기에 뚜렷하게 글을 구분할 수 있다. 글을 도입하는 방법과 전개하는 방법 그리고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마무리하는 방법까지 논설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에 필사가 꽤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 강의도 현직 신문사 기자가 진행해 준 덕분에 필사에서 체득한 글쓰기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되는 기분도 들었다. 나 같은 이과생들은 분석하고 분해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런 방법의 글짓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사로 재미를 본 글쓰기를 다양한 장르로 확장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가령 수필이나 소설 등 문학적 요소가 강한 장르에 도전하면 그 나름의 글쓰기 맛이 있을 것이다. 요즘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필사책이 그냥 나오게 아닌듯하다. 더 나은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글을 전개하는 방법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레 내 몸에 체득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좋은 문장을 함께 습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글쓰기의 영역을 조금 더 넓혀 나가는 데 이런 방법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