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다 뭐?

by 소연

콩이네 반 아이들은 6모둠으로 나뉘어 있어요. 한 모둠은 4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모둠원들은 각자 자기의 이름이 따로 있어요. 한이, 두이, 세이, 네이. 하나, 둘, 셋, 넷에서 힌트를 얻어 재미있고 귀엽게 지은 이름이에요. 콩이는 1모둠 한이에요.


콩이네 반에서 웅성웅성 종알종알 아이들의 말소리가 활기차게 들리고 있어요. 말하기 듣기 시간이에요. 선생님이 칠판에 낱말을 써 놓으시면 아이들이 그 낱말을 시작으로 끝말잇기를 하는 수업이에요. 모둠별로 끝말잇기를 끊기지 않고 길게 하는 모둠이 이기는 거예요. 가장 길게 끝말잇기를 하는 모둠원에게 상으로 스티커를 주신다고 했어요. 규칙은 한이부터 네이까지 순서를 지켜야 하고, 모둠별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 모둠원이 서로 알려주면 안 되는 거래요. 이어갈 낱말을 생각해내지 못하면 거기서 손을 들어 게임 종료를 선생님께 알려야 한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그만’이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연습은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선생님은 칠판에 커다랗게 ‘공부’라고 쓰셨어요. 아이들은 자기네 모둠이 잘해서 스티커를 꼭 받겠다는 비장한 표정이에요. 콩이네 모둠원들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잘해보자’라는 다짐을 눈으로 나누었어요. 선생님의 “시작”과 동시에 끝말잇기를 시작했어요. 콩이가 한이이니까 먼저 시작했어요.

부자-자동차-차표-표주박. 네이까지 끝났어요. 다른 모둠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다시 콩이 차례예요. 박하사탕-탕탕이-이발소-소식. 2바퀴가 돌았어요. 다시 콩이 차례예요. 이어갈 낱말이 생각이 나질 않아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옆모둠에서 ‘식빵’이라는 낱말이 들렸어요. 콩이는 ‘옳다쿠나’하며 잽싸게 식빵이라고 말했어요. 이것은 반칙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같은 모둠원끼리 알려 준 것이 아니니까요. 콩이가 운이 좋았어요. 하마터면 콩이에서 게임이 끝날 뻔했어요. 다시 끝말잇기는 계속되었어요. 빵공장– 장기–기수–수녀-여자–자유–유치원–원숭이–이빨–빨대–대추–추억-억만장자–자연-연시–시장. 이때 선생님이 “그만”이라고 하셨어요. 끝말잇기를 정신없이 하고 있어서 몰랐는데 다른 모둠은 이미 끝났나 봐요. 다시 말해 콩이네 모둠이 우승했다는 뜻이죠. 콩이 차례에 위기가 있었지만 우승을 해서 매우 기뻤어요. 4번 더 게임을 했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긴장해서 그런지 게임을 길게 이어가지 못한 덕분에 콩이네 모둠은 3승을 했어요. 콩이네 모둠 아이들이 낱말을 많이 알고 있나 봐요. 함께 힘을 모아 얻은 3개의 스티커가 소중했어요. 아이들이 부러워했어요. 더 기분이 좋았어요.


선생님은 다음 수업으로 짧은 글짓기를 했어요. 선생님이 칠판에 쓰는 낱말을 이용해 짧은 글짓기를 하는 거예요. 아이들은 어려움 없이 짧은 글짓기를 잘했어요.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놀이를 하는 분위기였어요. 이번에 선생님은 칠판에 ‘작다’라고 쓰셨어요.

뚱이가 재빠르게 “콩이의 키는 작다.”라고 말했어요. 이 말이 끝나자마자 콩이는 버럭 화를 내며 큰 소리로 “그래, 나 키 작다 뭐? 놀리고 있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손등으로 닦았어요. 사실 콩이는 자신의 작은 키가 항상 마음에 걸리고 조금 부끄러웠어요. 유치원 때도 학교에 들어와서도 줄을 설 때마다 맨 앞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신경 쓰였어요. 뚱이가 대놓고 콩이의 키가 작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폭발한 거지요. 콩이의 반응에 선생님, 뚱이, 아이들 모두 놀랐어요. 선생님은 콩이와 뚱이, 아이들을 진정시켰어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키가 작은 것이 흠이 아니야. 약점도 아니지. 모두 얼굴 생김새가 같지 않듯이 키도 다른 거지. 키가 크면 사람들이 멋있다고 하고 부럽다고 하고 좋은 점이 많이 있지. 키가 크면 멋있어 보이고 높은 곳에 있는 물건도 척척 꺼낼 수 있고. 하지만 키가 크고 싶다고 크는 것은 아니니까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더 크지 않기도 해. 키가 크면 큰 대로 장단점이 있고, 키가 작으면 작은 대로 장단점이 있는 거야. 그러니까 키가 크다고 잘난 척을 하거나 키가 작다고 기가 죽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지. 부모님과 선생님, 주변에 어른들이 모두 "잘 먹고 잘 자야 큰다"라고 말씀하실 거야. 이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해. 노력을 해도 키가 안 클 수 있거든. 하지만 노력을 해 보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낫지. 왜냐하면 클 수도 있으니까. 선생님 사촌 오빠 아들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사촌 오빠와 그 부인의 키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아들의 키가 186cm래. 선생님이 부러워서 어떻게 그렇게 아들의 키를 잘 키웠느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뭐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잔다고 모두 키가 크는 것도 아니야. 좀 전에도 얘기했지만 노력을 하면 클 수도 있으니까 노력을 해 보는 거지. 선생님 아들 친구 중에 초등학교 때 우리 아들과 같은 키였는데 어느 날 고등학생 때 보니 키가 쭉~ 늘어나 있었어. 사람에 따라 키가 크는 속도도 달라. 세계의 위인들 중에 키가 작은 위인들도 많아. 우리나라 위인들 중에도 키가 작은 사람들도 많단다. 집에 가서 한 번 찾아보렴. 중요한 것은 자신의 키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감이 없어지려고 하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자신의 강점을 찾아 잘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해.”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아이들은 차분해졌어요.


“뚱이의 발표가 콩이 기분을 많이 나쁘게 했구나. 발표를 할 때 개인적으로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건드리지 않아야 해. 뚱이가 먼저 사과를 해야겠네.”

“콩이야, 미안해.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발표하고 싶은데 잘 생각이 나지 않았어. 그래서 갑자기 그 말이 떠올라 그렇게 말했어. 너를 놀리려고 그런 것은 아니야. 미안해.”

“콩이도 잘못한 거 있지?”

“제가 키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공부시간에 버럭 화를 내며 소리 질러서 미안합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래, 콩이 너는 키가 지금은 작지만 귀엽고 잘하는 것도 많잖아? 키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선생님이 키는 작지만 야무지고 못하는 거 없잖아?”라고 말씀하시며 손으로 머리를 뒤로 넘기셨어요. 아이들은 선생님의 웃긴 행동을 보고 “잘난 척~”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어요.


콩이는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갔어요. 내가 잘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키에 대한 스트레스로 자신감이 없어지지 않게 해야겠다는 것을 생각 주머니에 담았어요. 또 키가 크고 싶으니까 키가 많이 클 거라는 기대를 갖고 밥도 잘 먹고, 우유도 잘 먹고, 운동도 잘하고, 일찍 자는 등의 노력을 해야겠다는 결심도 주머니에 넣었어요. 키가 큰 콩이와 키가 작은 콩이 모두 사랑할 거라는 생각도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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