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하는 사람을 위한 브랜딩
2017년 5월 사업자를 내고 벌써 횟수로 5년째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팀을 꾸릴만한 덩치의 사업이 아니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혼자 일하기의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10여년 하다가 독립을 생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육아 분담을 위한 시간 확보 때문이었는데요. 지난 4년간 아이들도 돌보며 일도하며 남은 시간에는 그동안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면서 나름 알차게 보낸 것 같습니다. 일에만 매몰된 5년이 아니라, 개인적인 성장도 함께 했다는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기회가 닿아 제주로 3주 정도의 긴 휴가를 왔습니다. 아이들의 방학과 엄마의 휴직이 딱 맞아 코로나 상황이 조금은 염려되긴 했지만,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오겠냐 싶어서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지금 이 글을 제주의 동쪽 끝 아주 작고 예쁜 마을 숙소에서 쓰고 있습니다. 저녁 8시면 마을 전체가 잠든 것처럼 적막해지는 현지인들이 대부분인 마을입니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혼자 일하지 않고 팀이나 조직이 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시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혼자 온 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라서 온종일 함께시간을 보내다보니 일할 때가 오히려 편하겠다라는 말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입밖으로 나오긴 합니다. 이 곳에 와서 거의 2주간을 매일같이 해수욕장에 가다보니 아빠 엄마의 체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10살 미만의 아이들 둘과 함께 온종일 지내는 일은 상당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닷가 아이들처럼 검게 그을린 얼굴 위에 환하고 밝은 얼굴이 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네요. 이런 경험들이 모두 아이들과 가족들의 좋은 추억이 된다고 생각하면 잠깐의 힘듬은 금방 잊혀지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점점 늘어나는 일들로 이제는 정말 혼자를 벗어나 함께 일해야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바쁠 때마다 외주 네트워킹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는 일이더군요. 한번에 팀을 만들어 맞춰가는 과정도 쉽지는 않지만, 원거리에서 대면없이 협업하는 일은 더 어렵고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할 수 없이 무리를 해서라도 팀을 꾸려야겠다는 생각 절반, 그래도 일을 조절하면서 혼자해보자는 생각이 절반입니다. 그동안 혼자 일하면서 만족도가 너무나 컸기때문인지 ‘그래도 어떻게든 혼자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보자’는 생각이 조금 앞서긴 합니다.
사실 이런 생각은 혼자서 생각하고 공상하고 관찰하기를 즐기는 저의 성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 일반적인 경우는 못된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다고 제가 팀작업을 꺼리거나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그 어렵다는 디자인 에이전시를 2년, 7년, 3년을 하면서 팀작업의 장점과 묘미를 충분히 알았으니까요. 그래도 혼자해보니 팀 작업들의 장점들을 넘어설만한 장점들도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긴휴가를 통해 다시금 혼자 일하는 것의 장단점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혼자 일하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나 혼자만 알게 아니라, 하나씩 콘텐츠화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비대면의 시대이자 개인의 시대입니다. 혼자서 일하는 사람도 너무나 많고 회사에 속해 있더라도 혼자해내야하는 경유가 더 많이지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향은 점점 더 늘어나고 가속화될 걸로 보입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인 창조기업 수가 40만이라고 합니다. 이 수치도 3년전 거라서 코로나19의 영향을 감안했을 때 현재는 훨씬 많아졌을거라 예상됩니다. 이 40만이라는 수치가 놀라운 건 1인 창조기업으로 기관에 신청하고 등록된 기업만을 계산했다는 겁니다. 1인 창조기업에 해당되진 않지만, 저처럼 사업자만 내고 혼자 일하는 기업수는 훨씬 더 많겠죠.
그에 더해서 직장을 벗어나 독립을 생각하는 예비 창업자들까지 생각한다면 얼마나 더 많을까요. 40만 중 저와 비슷한 디자인, 브랜딩, 컨설팅, 창작 관련된 분야가 십프로 정도라고 가정해도 10만입니다. 왠만한 지방 소도시급이네요. 이 많은 분들에게 저의 4년의 경험과 관점들을 풀어내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페이스북, 인스타, 브런치,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글을 써 오긴 했지만 ‘혼자 일하는 사람’, ‘1인 기업’만을 염두해 집중적으로 써오진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혼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브랜딩’을 테마로 글을 발행하려고 합니다. 혼자서 일하는 사업자들이 어떻게 내 회사를 내 브랜드를 브랜딩할 것인가가 중심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혼자서 사업하면서 느끼는 장단점들과 노하우들도 폭넓게 풀어내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발행할 콘텐츠들은 이곳과 이메일 구독(https://maily.so/brandee)으로 동시 발행 예정입니다. 업무와 병행하기에 버거울 때도 있지만, 틈나는대로 시간을 내서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