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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쓰는 돈이 아깝지 않는 이유

by 우현수


올 한해를 정산해보니 작년에 비해 외주 비용이 상당한 비율로 올라갔습니다. 예전에는 부담스러운 비용에 넘기지 않던 일들도 왠만하면 넘겼으니까요. 지나고 생각해보니 잘한 일입니다. 조금은 아깝게 여겨졌던 것들이 막상 해보니 그만한 가치를 하고 있더군요.


저는 저대로 내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할 수가 있구요. 외주 파트너에서는 새로운 산출물을 생산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생각해보니 일이 마무리만 잘된다면 양쪽 모두에게 좋은 일이죠. 저는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산출물 또한 계속 만들어 가고 있으니까요.


돈이라는 하나의 재화를 통해 ‘여유 시간’과 ‘산출물’ 이 두가지를 얻어내고 있었던 겁니다. 예전에는 산출물 하나만 얻어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두배의 생산성을 일으키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물건에 쓰는 돈은 아까운데 사람에게 쓰는 돈은 절대 아깝지가 않더군요. 더구나 이 돈이 잘 쓰여 일이 잘 마무리까지 돼서 서로간에 믿음이 더 강해진다면 정서적 심리적 보상이라는 보너스까지 받게 됩니다. 물론 다 이런 성공적인 케이스일 수는 없겠지만요.


물건에게 쓰는 돈은 그안에 가치가 잠겨 버리지만, 사람에게 쓰는 돈은 각자가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가치를 새롭게 생산해냅니다. 물건은 그 자체의 용도와 물성을 사는거지만, 사람은 그 사람의 시간과 가치를 사는 일이죠.


그러니 사람에 돈을 써야합니다. 물론 저도 쓸 수 있는 만큼은 계속해서 펑펑 쓸 생각입니다. 사람도 그렇고 돈도 그렇구요.이 둘을 어떻게 잘 쓰느냐에 따라 제 사업의 성장과 향방을 가를 게 확실합니다.


‘사람이 전부다’. 이 진부한 말은 큰 기업 사장님들이 회의실 석상에서나 쓰는 말일 줄 알았는데, 혼자가 전부인 저같은 1인 회사가 하고 있으니 기분이 참 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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