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가 중요하다지만 사실 사람들은 이력서에 쓰일 법한 브랜드의 성장 스토리 자체에는 큰 흥미를 못느낀다. 왠만큼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홈페이지 메뉴에 기업의 스토리와 철학이 있지만 그걸 보는 찾아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이유다.
그러면 브랜드의 어떤 스토리가 사람들을 끌어 당길까?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성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해당 스토리를 자신의 삶에 대입하고, 그로 인해 가치를 발견할 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한다. 한마디로 ‘그 스토리가 나에게 어떤 이익을 주지?’라는 답이 명확할 때 소비자는 반응한다. 이 과정 속에서 소비자는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고, 점점 더 충성도 높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키엘 약국에서 출발한 키엘 화장품은 축적된 전문적인 지식과 내추럴한 성분에 노하우를 가졌다는 스토리를 가진다. 피부에 대한 고민을 ‘뷰티’의 관점이 아니라 ‘의학’적 전문성을 결합한 이야기는 오랜 기간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야할 분명한 명분도 스토리에 담겨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자연 보호와 지속 가능성의 스토리가 강력한 이유는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 아닐까.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모든 산과 강의 풍경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바람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동참을 한다.
KFC의 창립자 할랜드 샌더스 대령을 상징하는 '할아버지 캐릭터'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온 연구 정신과 전통을 대표한다. 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캐릭터의 역할을 넘어서, 소비자에게 KFC 정말 오랜기간 ‘치킨 요리’라는 테마를 연구해왔다는 역사성과 자부심을 전달하고 있다.
삼다수는 제주 한라산 기슭에서 얻어진 청정 미네랄 워터다. 제주는 지층 구조상 외부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없는 천연 수질 보호 시스템을 가졌다고 한다. 이러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는 이왕이면 깨끗한 자연에서 얻는 물을 먹자는 선호와 연결된다.
이처럼 좋은 브랜드 스토리는 스토리 자체의 매력보다는 그걸 전달받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결정한다. 그 브랜드를 사용하면 어떤 효익을 얻을 수 있을것인지에 대한 답없는 스토리는 소비자 관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러니 효과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만는다고 영화 시나리오처럼 특별한 전개와 특이한 배경만으로 재밌고 흥미롭기만해서는 안된다. 브랜드 스토리는 브랜드에게서 발생됐지만, 그 스토리는 소비자에게 넘어가서 진짜 의미가 생긴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효익과 의미를 줄지가 담겨 있어야 파급력이 있는 브랜드 스토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