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요
여기가 대구요
가느다란 길 안쪽을 파고드니
별이 된 가수가 장미를 피우고
막창 대창 곱창이
맛있게 볶아지고 있더이다
나요
여기가 대구요
지도에도 없는 조용한 언덕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오후 여섯 시
애국가에 자세를 바르게 하자니
닮아 있을 어느 이등병에
가슴이 벅차더이다
나요
여기가 대구요
경산 칠곡 창령 고령
지도 위에나 박혔던 이름들이
달아오른 아스팔트를 타고
동서남북으로 뻗어가고 있더이다
가장 뜨거운 도시에
가장 뜨거운 청춘을 맡기고 돌아오는 길
5월과 태양이 장미를 낳듯
모성으로 곧게 뻗은 대지가
붉은 청춘들을 보호해 주길
간절한 기도문을 올리고 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