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거닐며 알게 된 것

Editor's Letter #11

by 브리크매거진

지난 일요일, 종로구 통의동에 다녀왔습니다. 길거리 곳곳에 집회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시국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금 떠올리게 되더군요. 연인들이 함께 줄을 서던 대림미술관 앞은 조용하고, 놀러나온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했던 경복궁은 정말 한산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칠만 하면 계속 들려오는 감염병 확진자 소식에 외출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길거리와 골목에는 조심스럽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길거리를 걷는 연인들.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려고 애쓰는 아버지. 위생수칙을 문 앞에 붙인 채 손님들을 맞이하는 가게까지. 잠시 멈춰있던 일상의 하루 하루를 다시 이어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집에만 있으면서 우울하던 요즘. 골목을 걸으니 위로를 받은 것처럼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제가 알던 일상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 아니라, 이 골목과 거리에 여전히 남아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죠. ‘언택트’의 시대가 된 2020년의 6월에도 사람의 외로움을 치유하는 건 여전히 사람, 그리고 사람들이 모인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봄, 저희가 취재를 통해 만난 많은 기획자들은 대부분 동네에서 공간을 이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해외 여행을 떠날 수 있는데 동네에 갈 필요가 있을까?’ 인터뷰를 막 시작할 무렵에는 솔직히 이런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동네를 선택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골목과 걷기 좋은 거리. 그리고 그 안에 모인 사람들이야말로 다가올 시대에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개성 있는 콘텐츠들로 동네를 가득 채운 이들을 만나 들은 공간에 얽힌 사연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박종우 에디터 드림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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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A 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통의동 브릭웰의 모습©Kyungsub Shin(왼쪽), 연남동 골목의 모습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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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방앗간 ⓒURBANPLAY (왼쪽), 연남동 골목의 모습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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