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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di Nov 23. 2023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취향이 반영된 의지

겨울이 오면 유난히 떠오르는 간식이나 음료가 있다. 코코아, 자몽차, 모과차, 카푸치노 등이 주로 겨울에 많은 사랑을 받는다.


한편 겨울에도 오로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고집하는 일명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얼죽아)’가 있다. 추운 겨울에 찬 음료를 마시면 손도 시리고 몸살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단한 표현도 불필요하게 그저 “취향이 반영된 의지” 정도로 생각된다. 사소한 이 ‘취향 반영 의지’는 의외로 완고한 경우도 많고 보편적인 상식과 논리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본인은 오이가 몸에 좋은 것을 잘 알지만 오이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냥 오이 향이 싫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왜 추운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 “몸에 좋은 오이를 안 먹어?”의 이유는 실로 별 것 아니지만, 얼죽아와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개인의 자유 및 다양성’을 상징하는 행위 및 신념의 예시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충분히 개인이 선호하는 선택을 할 수 있고, 그 선택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본인의 “오이를 먹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장에 좋은 핑계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반면 “개인의 가치관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사회적 통념과 질서를 해치는 가치관은 유해하다.”라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위 목소리가 충돌하는 주제는 얼죽아 수준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취향과 의지는 존중받을만하고

그 취향과 의지에 따른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며

지금까지 자리 잡힌 사회적 통념과 질서도 마땅히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라는 본질은 다름없기에, 양측의 목소리가 충돌하고 정쟁으로 번지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다. 본인이 인류학자나 사회학자는 아니기에 본 현상을 잘 설명하고 특정 목소리에 힘을 줘야 한다고 주장할 순 없지만 말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그저 대단한 이유 없이 그냥 내 취향대로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것”이고 “몸에 참 좋은 오이를 먹지 않을 것”이다. 


자신만의 취향대로 겨울을 즐기는 얼죽아가 조롱받지 않고, 오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음식 메뉴에 오이 첨가 여부 표기를 요구하는 운동을 하지 않듯 '개인의 자유 및 다양성'이 존중받으며 '사회적 통념 및 질서'가 유지되는 세상이 이어진다면 좋겠다.



그냥 안 좋아해서 안 먹는 것뿐이에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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