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싱글맘 이야기

작은엄마가 아이 하나 크게 키우는 이야기

by brony

아이 6살때 이혼해서 햇수로 4년을 홀로 키웠다. 그래도 친정부모님이 바로 옆에 계시고 남동생들이 우리 아이의 아빠 노릇을 해주어서 이혼하고나서 아주 힘든삶을 살고있진 않다.


아이 아빠는 면접교섭을 하러오지 않는다. 이혼 후 딱 2번만 보러 왔을 뿐. 아이를 위해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을 극복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아이와의 전화도 들쑥 날쑥하고 본인이 보고싶을때만 어쩌다 한번 한다. 핸드폰을 두개를 사용하는데, 우리와 연락하는 핸드폰은 평상시에 꺼두어서 당연히 연락이 되지 않는다. 재작년 아이 생일에 갑자기 온 전화에 본인이 해야되는 의무와 책임을(면접교섭) 지키라고, 이렇게 보고싶을때만 몇달에 한번 전화하지 말라고 하니 그 뒤로는 연락이 아예 끊겼다.


결혼생활중에도 육아보단 게임이고 200만원 월급 벌어오는 유세로 육아에 참여한 시간이 적다. 아이는 나에게 아빠가 보고싶단 얘긴 하지 않는다. 불행중에 다행인건가?


이혼 후 불안정한 나와 아이는 심리치료를 몇번 다녔다. 아이의 심리상태는 극도의 불안상태.. 갑자기 떠나버린 아빠, 언제 올지 모르는 아빠를 기다리며 기대하고 실망하면서 마음이 심하게 다쳤다고 한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속은 애어른이라고.. 엄마가 힘들어하는게 싫어 얘기를 안하는거란 소리에 나는 한번 더 무너졌다.


애아빠라는 사람은 이번엔 꼴랑 양육비 60만원 주는걸로 유세를 떠는건가? 참 이기적인 사람. 끝까지 아빠의 자격따위 없는 사람이 내 아이 마음에 스크레치 내는게 너무 화가 난다.




아이와 깊은 우울속에서 빠져나와야했다. BTS노래를 연달아 듣고 영어가사를 외우고 춤추고 흔들면서 우리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워낙 밝고 예쁜 아이라 그런 모습에 내가 더 금방 괜찮아졌다. 주변에도 그런 모습이 비췄나보다. 참 열심히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마냥 크는게 아쉽고 그 사랑스러운 애기티를 벗어버릴까봐 안달내며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으려 했는데도 시간은 야속하게 빨리간다. 어느새 초등학생이 되고 이제는 키 150인 엄마와 키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동안 억척스레 사느라 내 스스로도 깡다구가 많이 생겼는데 아이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엄마는 ' 당당한 사람 '이라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키가 작다는걸 잘 몰랐겠지? ㅋㅋ 이제는 우리엄마가 생각보다 작다고 그런다. 아마도 아이가 사춘기 문턱에 와있는 듯 하다.


지금까진 내가 열심히 잘 살면 괜찮겠지, 내가 아빠 몫까지 다하면 되겠지, 결핍이란게 어쩔수없지 있겠지만 그 구멍 작게 만들어줘야지 했는데 아이가 머리가 크고 스스로 우리집이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눈치채고 힘들어할까봐 무섭다. 그러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살아왔건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나도 아이도 사춘기라는 늪을 잘 빠져나오고 그래도 내 노력이 아이의 유년기 기억을 꽤 예쁘게 만들어주어 내 사랑하는 아이가 괜찮은 어른으로 크길 바란다. 결핍이라는게 엄청난 방어기제를 만들어 성인이 되어서도 꼭 한군데 크게 삐뚫어지게 만드는 모습을 여럿 보았다. 그래서 나는 그 결핍을 최대한 적게 해주려고 안간힘을 쓴다.


휴. 엄마도 이번생이 처음이라 참 힘이들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너 하난 책임감있게 키워낼께. 이 작은 엄마가 너 하난 크게 키워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