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의 한 신화성
한국의 아이돌 음악에는 다른 나라의 대중음악 시스템이 흉내낼 수 없는 특별한 요소가 있다. 거기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으며 그 이야기 위에 구축되는 세계관이 있고 거기에 귀 기울이는 팬덤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들의 이야기는 영웅 신화적 특성을 보인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어린 소년/소녀가 부모와 집을 떠나 높은 담장으로 둘러 싸인 곳에 갇혀 가혹한 훈련을 받는다. 밤마다 눈물을 흘리며 부모와 집을 그리워하지만 그만두거나 쫓겨나지않으면 당장 나갈 방법은 없다. 동료들은 친구이자 경쟁자이다. 시간이 가고 탈락자들이 늘어날수록 아이들은 점점 솜털을 벗고 자신들의 임무에 능숙해진다. 어느덧 데뷔의 시간이 닥친다..."
그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딱 한 단어는 '가혹함'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하는 가혹함. 거기에는 행운도, 우연도 없다. 로마의 검투사들이 겪어야했던 가혹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수 년의 훈련을 거쳐 살아남은 아이들,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이들은 데뷔 순간 이미 월드 스타급이다. 그렇게해서 성공을 거두고 그야말로 금의환향(錦衣還鄕; (성공해서) 비단 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감)한 로제의 기쁨이 얼마나 크겠는가. 어느 인터뷰에서 로제는 말했다. "성공하지 않으면 고향에 안 돌아가겠다"
케이팝의 서사는 이런 신화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것이 특별한 팬덤을 형성하고 지지를 받는 이유이다. 우연과 행운이 사람을 거만하게 만든다면 가혹한 훈련은 사람을 성장하고 겸손하게 한다. 특별한 훈련도 없이 재능 하나만으로 성공한 무수한 스타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완성된 하나의 아이돌 그룹은 그 이면에 쓸쓸히 사라진 열 배, 스무 배의 다른 아이돌 그룹 후보생들이 있었음을 함축한다. 경쟁지상주의의 이 잔혹한 시스템은 6.25 이후 한국인들이 추구했고 성공한 자본주의 모델을 충실히 따른다. 패자부활이 허락되지 않는, 승자 독식의 방식 말이다. 그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그래서 성공한다'는, 개천에서 용나는 한국적 성공신화의 전형성을 내포한다. 그리고 이제 한국에서 '개천'은 학교보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이다.
그들이 포기해야했던 청소년기의 설레임과 학교, 친구들, 부모, 맛있는 음식,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 힘든 중압감, 불안, 두려움... 그래서 로제는 가족이나 집을 연상시키는 상황 앞에서 항상 운다. 어린 시절에 집과 가족을 떠나야했던 그녀의 트라우마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이며 성공을 거둔 후에도 사라진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영웅을 빚어내는 재료들이다. 영웅 신화는 항상 고난의 극복을 통해 달성된다. 그런 영웅들에게 에르메스나 샤넬은 사치도 아니고 주제넘은 것도 아니다. 영웅은 왕국과 미인을 차지하는 법이니까.
<맹자>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은 큰 일을 사람에게 맡기기 위해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하고 뼈와 살을 수고롭게 하며, 굶주리고 곤궁하게하며 하는 일을 어지럽게 하니 이는 마음을 분발시키고 참을성을 길러 못할 일이 없게 하는 것이다.
故天將降大任於是人也,必先苦其心志,勞其筋骨,餓其體膚,空乏其身,行拂亂其所為,所以動心忍性,曾益其所不能。"
케이팝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런 적이 옛날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황후 또한 대부분 고려 미인으로 간택하니 높은 벼슬아치들도 오로지 고려 여인을 귀하게 여기고 도성의 지체 높은 사람들은 반드시 고려 여자를 얻은 후에야 명문 집안이라고 인정된다. 그렇게 된 이래 궁중의 급사, 사령 대반이 고려 여자이며 그런 이유로 사방에서 의복, 신발과 모자, 기물 모든 것을 고려를 모방하니 온 세상이 미친 듯 하다.
後亦多畜高麗美人, 大臣有權者, 輒以此遺之, 京師達官貴人, 必得高麗女, 然後爲名家. 自至正以來, 宮中給事使令, 大半高麗女, 以故四方衣服、靴帽、器物, 皆仿高麗, 擧世若狂.
속자치통감(續資治通鑒) 卷214, 원기(元紀)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