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삿뽀로, 그리고...

그리고 뭐?

by browne

삿뽀로에는 연일 눈이 온다. 시베리아 대륙의 찬바람이 동해를 건너오며 따뜻한 수증기를 만나 일본의 서쪽 지방에 큰 눈을 내린다고 일기예보 진행자는 설명했다. 전남과 제주도에 눈이 많이 오는 것도 비슷한 원리일 것이다.

도로에 열선이 깔려있어서(로드 히팅) 눈이 쌓이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요즘은 열선을 작동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저 사거리 인근에는 설치가 안된 것인가. 얼핏 보았을때는 자동차에 눈이 소복히 쌓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인도의 눈을 쌓아놓은 듯하다. 어깨 높이로 쌓인 눈 사이로 걷던 기억이 난다.


두 달 정도 밀가루와 설탕, 야식 등을 끊으니 대부분의 수치가 정상 범위내로 들어왔다. 살도 빠졌다. 2달이면 되는 일이 10년이 넘게 방치되었다는게 우습고, 이렇게 간단히 해결된다는 것도 우습다. 사실 간단한건 아니었다. 몇 가지 금단증상(?)과 현기증 등의 쓰나미를 겪고나서야 내 몸은 약간 가벼워졌다. 만성염증의 징후였던 뾰루지와 가려움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라면, 짜장면, 햄버거 등을 포기하며 살을 빼고 염증을 잡는 것이 나은지, 염증을 감수하고라도 라면, 짜장면을 먹는게 나을지 아직도 확신은 없다. 흡연은 오래 전에 중단했지만 라면이나 짜장면(으로 통칭할 수 있는 그 모든 밀가루로 만든 맛있는 것들)은 흡연보다는 포기하기가 더 질기고 삶에 직접 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담배는 없어도 아무 문제없지만 라면이나 짜장면은 음식이다. 음식은 없어선 안될 것이고 너무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물론 라면을 먹을 수 있다. 한 번 먹었다고 당장 어찌 될 리는 없다. 그럼 담배는 안 그런가. 짜장면에 대한 영양학적 설명을 들으면 그건 도저히 인간이 먹어서는 안될 음식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달콤한 추억은 몸서리치도록 그립다. 참고 사는게 건강에 더 해로운가? 그런가?


생활습관과 식품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었다. 인스턴트를 안 먹으려니 자연히 스스로 조리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와중에 요리 자체에 대한 상식도 조금은 늘어났다.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이용한 드레싱과 그리스식 드레싱은 이제 잘만든다. 포케와 해물 파스타도 하루 걸러 해먹을 만큼 친숙해졌다. 그렇다고 한식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김치찜, 된장찌개, 김치찌개, 제육볶음 정도는 이제 왼발로도 만든다. 잡곡밥의 다양한 식감은 생각보다 맛있고 재밌다.


2026년의 삶이 또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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