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이 바꿔 놓은 내 삶의 작은 변화들

극단적 상황에서 인공호흡과 긴급수혈을 해주었던 대리운전!

by 카탈리스트
" 그러면 대리운전이라도 해야할 꺼 아니야!!! "


근 20년을 안정적으로 다닌 신의직장을 나와 사업을 한지 1년도 안되어 크게 낭패를 보고 월급은 고사하고 수많은 채권자에 시달리며 인생이 무기력하고 좌절을 느끼던 시절 집사람과 자주 다투게 되었다.


월급쟁이로 다시 돌아간다면 구직활동을 열심히 하겠는데 월급쟁이로는 수많은 채무를 감당할 방법이 없고 시련과 역경이 없는 성공은 없는 법이라 마음을 다지며 새로운 미래에 투자만 하였다.


하지만 외벌이 가족으로 집에 한푼도 가져다주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았다.

19년을 문제없이 부어온 종신보험도 해지하고, 실손보험에 청약통장 등 모두 해지하면서 버텼다.

그래도 턱없이 생활비가 부족해 이젠 집사람도 남에게 아쉬운 소리하며 여기 저기 빌리기 일쑤였다.

급기야 집사람이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며 야간 편의점을 나가기 시작했다.


생활비도 생활비지만 바깥생활에 밥값도 없고 담배값도 없고...

누군가 밥을 사주지 않으면 굶기 일쑤였고 붕어빵 천원어치로 하루를 버틴 적도 많다.

그럼에도 담배를 끊기가 어려웠다.


더이상 돈을 빌릴 곳도 없고

결국은 지인들에게 "저~ 죄송한데 밥값좀 주시면 안될까요?" 구걸하듯이 구해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내가 하는 일은 몇달째 희망고문만 지속되었고 하루살이 같은 느낌으로 하루를 보냈다.

잠이 들기 전 침대에 누울때가 가장 편안했다.

아무도 돈달라고 독촉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내일이 오는게 두려웠고, 잠 들어버리면 금방 내일이 오기에 이불속에서 미드를 보다가 지쳐서 잠이 들곤 했다.

한달, 두달...다섯달... 시간이 갈수록 희망고문만 남은체 생활과 가정이 모두 엉망이 되어 가고 있었다.


결국 집사람이 폭발을 했다.


"어디 취직이라도 하던가, 아니면 대리운전이라도 해야할 것 아냐!!!!@#$@#$@#$ "


화낌에 카카오대리 운전기사 신청을 했다.

심사하는 데에 일주일 걸린다고 한다.

일주일 뒤~ 카톡이 왔다.

그것이 무엇이든 "합격통보"이다.

최근 우울한 소식밖에 없던 통에 왠지 기분이 좋았다

보험가입을 완료해야만 최종 완료가 된다하니

서둘러 신청을 했다.(참고로 별도 드는 돈은 없다)

보험가입 신청을 하고 이틀뒤에 완료톡이 왔다.

지금 바로 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당연히 바로 당일 운행을 시작했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차..기대반 우려반~


운행 첫날 총 4건을 운행했다.

공덕에서 출발해서 행신, 화정, 응암, 양주까지 강행군을 하고 새벽 2시가 다 되어서 끝났다.

멋모르고 시작해서 그런지 방향감각 없이 콜이 뜨면 바로바로 잡았다.

결국 별들이 많이 보이는 양주에서 끝나 돌아올 길이 없어 가족의 구출을 기대해야만 했다.

2019년 9월 23일 카카오대리 운행 첫날 운행기록

내가 일한 결과는 4건 운행에 94,000원

카카오에서 20% 떼고 75,200원이 바로 다음날 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점심값과 담배값이 생겼다.

25200원은 내가 가지고 5만원을 집사람에게 보내주었다.

놀라운 일이다.

내가 일한만큼 매일 돈이 들어온다니...


그렇게 시작한 대리운전~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괴로웠던 때에 긴급수혈과 인공호흡이 되었던 대리운전이 나의 삶과 습관들을 조심씩 바꾸기 시작했다.


첫째, 술을 먹을 때와 안먹을 때의 구분이 확실해졌다.
둘째, 밤일을 해야하니 낮시간에 대한 낭비가 줄어들었다.
셋째, 견딜 수 있는 심적 체력이 확보되었다.
넷째, 만원의 소중함을 그 어느때보다도 느끼게 되었다.
다섯째, 1Km 정도 걷는게 아주 가뿐해졌다.

그리고 난, 대리운전으로 인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기 위해 매일 매일 기행문을 쓰기 시작했다.

어디에서 어떤분을 만나 어디로 가고, 주변 분위기가 어떠고, 사람들이 사는 다양함, 다양한 차종 등의 모든 기록을 매일매일 남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대리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쏴악 가시기 시작했다.


나에게 인공호흡과 긴급수혈을 했던 대리운전!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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