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효과? 대리운전도 한산~

2020년 1월 28일 화요일 카카오대리운전 일지

by 카탈리스트

오늘은 여의도에서 출발이다.

아는 형님과 맛있게 저녁을 먹고 형님이 챙겨준 마스크를 쓰고 8시부터 대기를 시작했다.

첫콜을 기분좋게 시작하려고 프로단독배정권을 하나 사용했다.

우한폐렴때문인지 콜이 없다는 첩보를 듣긴했는데 여의도 주변에 대기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기다린지 20분쯤 되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하나 떴다.

까치산역이다.

방향은 별로지만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싶어 잡았다.


" 어제 당구치냐고 4시에 들어갔어요"

고객 둘이 대화를 시작했다.

당구를 무지 좋아하거나 모임을 좋아하는 고객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대화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 어제는 사실 촬영가기 싫었는데 갔어요 "

" 결승이 밤늦게 끝난데다가 우승 세리머니하는데 움직여서 찍기가 좀 어려웠어요 "

자세히 들어보니 어제 있었던 PBA(프로당구) 결승 이야기였다.

알고보니 기자분들이셨다.

당구 이야기가 나오는 바람에 나도 자연스럽게 끼어 들었다.

사실 당구가 취기이기도 하고(요즘 밤일 하느라 잘 못치긴 하지만) 김병호 선수가 다니는 당구장에 나도 다니면서 따님인 김보미 선수와도 자주 게임을 하곤 했다.

PBA Tour 우승자 김병호 선수 - 출처 "뉴시스"

나도 어제 밤에 짜릿한 결승전을 보았기에, 끼어들다보니 도착할 때까지 당구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김병호 선수 우승 축하해요!!! "


분위기 좋게 내려드렸더니, 팁을 만원 주셨다. "가실 때 차비하세요~~" 하시며...

첫 출발이 기분 좋다.

까치산 역 뒷골목은 매우 번화하다.

전부 음식점 아니면 술집이고 도로 주변에 쫘악 널려 있는 차량은 내 입장에서 잠재고객이다.

가치산역 뒤 먹자골목

금방 콜이 뜰 것으로 기대하며 기다리는데 콜이 떴다.

26분이나 운행하는데 12000원?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어서 잡지 않았다.

역시나 아무도 콜을 잡지 않는데, 고객은 가격을 올리지도 않는다. 오늘 안에 가긴 하시겠지.


기다리는데 소변이 마려웠다. 하지만 지하철 역은 멀고, 주변에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숍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때가 제일 난감한데, 눈앞에 화장실 표시가!

까치산역 뒤 먹자골목 무료로 쓸 수 있는 화장실 "회랑초밥"을 치고 가면 된다.

다행이 고민을 해결하고 콜을 기다리는데, 아까 12000원짜리 고객말고는 더이상 콜이 울리질 않는다.

주변을 찍어보니 대기하시는 분들도 별로 없다.

그냥 술집만 많고, 잠재차량만 많은가보다. 아니면 시각이 이르거나...


안되겠다 싶어 이동하기로 맘을 먹었다.

5호선 전철이 있으니 다시 여의도로 가기로 했다.

여의도역에 도착하니 역시 대기하시는 분이 별로 없다.

아까 후배가 오늘 강남에 콜이 없다면서 퇴근했다고 연락이 왔다. 우한폐렴 때문인가?


나도 퇴근할 맘을 먹고 9호선을 타고 신논현역으로 갔다.

도착해서 단독배정을 키고 기다리는데 역시 30분 이상 콜 자체가 뜨질 않는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우한폐렴 세번째 확진자 이동경로"

강남에 콜이 없는 이유로 몰기에는 부족하지만 타당성은 있는 듯.

콜이 더이상 뜨지 않는다.

몇만원 벌려고 위험에 노출시킬 필요 없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때마침 OOO 회사에서 문서작업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집에 가서 작업하는 것이 더 좋겠다 싶어서 퇴근하기로 맘을 먹었다.

강남역을 지나는데 대기하시는 분들이 엄청나다.

빨리 퇴근하시라고 외치고 싶었다.


비록 5만원을 벌진 못했지만,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오는 데에는 성공했다.


우한폐렴으로 인한 불안함이 사회를 뒤 덮고 있다.

지난번 싸스나, 메르스 때처럼 잘 마무리되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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