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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탈리스트 Aug 25. 2020

제11과 인정(仁情)은 재회(再會)의 귀한 씨앗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후일 만날 때에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되느니


제11과 仁情, 親切 



凡事(범사)에 留人情(유인정)이면 後來(후래)에 相見(호상견)이니라。 (明,戒省篇) 7:1, 8:2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후일 만날 때에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되느니라.>>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Billy Ray Harris)는 2013년을 잊지 못한다. 비록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해였기 때문이다. 


그해 어느 날, 사라(Sarah Darling)는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그의 앞에 놓인 컵에 모두 쏟아주었다. 


몇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 달았다. 동전 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이었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다시 갔다. 하지만, 그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사이 빌리는 보석 가게에 있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다. 보석 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랐다. 그가 받은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00달러를 줄테니 반지를 팔라고 말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다. 그 돈이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다. 


다음 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다. 사라는 초조하게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다. 


사라와 그의 남자 친구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 회를 마다하고 반지를 돌려준 한 노숙자의 사연은 금세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 모금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무려 2억 3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언론의 도움으로, 빌리는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형제들과도 재회했다. 빌리가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형제 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얼싸안았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미국 메릴랜드의 한 마을에 남루한 복장의 고학생이 나타났다. 책 외판원인 청년은 더위와 굶주림에 지쳐 있었다. 그는 마을 입구에 있는 허름한 집을 방문했다. 한 소녀가 청년을 맞이했다. “우리는 너무 가난해요, 책을 살 수가 없어요.” 고학생은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시원한 우유 한 잔을 부탁했다. 


소녀는 쟁반에 우유 두 잔을 담아 정성껏 대접했다. 고학생은 소녀의 친절에 감동해 소녀의 이름을 묻고는 수첩에 그녀의 이름을 적어두었다. 


20여 년 후 메릴랜드병원에 한 여성 중환자가 실려 왔다. 병원장 하워드 켈리 박사는 의사들을 총동원해 환자를 살려내었다. 그러나 여인은 1만 달러가 넘는 치료비 청구서를 받아 들고는 한숨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청구서 뒤를 본 여인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청구서 뒤에는 짤막한 병원 장의 편지가 붙어 있었다. 


“20년 전에 저에게 대접해 주신 우유 두 잔이 치료비입니다.” 


인정 넘치는 아름다운 선행과 친절함이 만든 훈훈함에 마음이 따듯한 이야기다. 


보수를 바라지 않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인정(人情), 조그만 친절 (親切)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훗날 반드시 반가운 얼굴을 대하며 추억을 이야기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만남으로 자랄 귀한 씨앗이다. 


“너희 중(中)에 지혜(智慧)와 총명(聰明)이 있는 자(者)가 누구냐 그는 선행(善行)으로 말미암아 지혜(智慧)의 온유(溫柔)함으로 그 행 (行)함을 보일지니라” (약 3:13) 


본 글은 오사철 회장님, 추연수 회장님이 공동으로 명심보감,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소서, 도덕경 및 성경 등을 수년간 연구하여 사람이 살면서 갖추어야 하는 지혜 관점에서 100과목을 정리한 것 중 상권 50과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존경하는 두 회장님의 좋은 글을 발췌하여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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