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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uce Kim Sep 20. 2018

[그래.. 우리 모두의 음악이지..]

Band & music 사설

[그래.. 우리 모두의 음악이지..]


90년대 이태원에 Heavy Metal 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음악데시빌이 나이트를 능가하던 곳으로 손님의 80%가 젊은외국인 남성과(주로 군발이) 20%의 국내 메탈 오타쿠가 모이던 매우 LA스러운 장소였다.( LA는 못가봤다만. ; [

당시 필자도 긴머리를 휘날리며 몇몇 메탈지인들과 싸구려 환타소주와 헤드뱅잉으로 밤새 몸을 혹사하곤 했는데 어느날 필자가 친형처럼 모시던 metallica의 Nothing else matter가 흘러 나오는게 아닌가..  

순간 필자는 마치 나의 주제곡이라도 등장한듯이 주기도문을 외우는 심정으로 전주가 끝나길 기다렸다(따라부르기 위하여) ..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었으니 트루퍼스로 보이는 외국인 한명이 라이터를 켜고 머리위로 흔들기 시작했고 이어 라이터는 수십개로 확산되었다.(그때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라 공연장에서 주로 라이터를 이용해서 공감을 표현하곤 했다)
불길한 예상과 함께 전주가 끝나고 james 형님의(메탈리카보컬) 보컬라인이 시작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포리너들이 일제히 노래를 따라 부르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아주 정확한 #영어 발음으로 말이다. (native speaker ; )


이 사건은 젊은날 음악한답시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던 필자의 뮤직 아이덴티티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 순간 수백번을 들으며 나의 젊은 시절을 지배했던 Hard rock의 수많은 명곡은 더 이상 나의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마치 평생 카레집에서 간징종지에 제공되는 기무치를 먹으며 일본카레와 딱이라고 생각했던 니혼진이 한국의 돌산 갓김치를 먹고 느꼈을 충격과 유사하다 하겠다 ;(


머나먼 동양의 나라에 와서 자신들의 문화에 열광하는 젊은 아시안들을 본 외국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뜩 그때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난누군가또여긴어딘가
#정체성은인간에게어떤영향을미치는가
#20년이지난지금나는그때의나와얼마나다른가
#이제라도할로우바디_Guitar_를놓고가야금을켜야하는가
#나는계속넷플릭스를봐야하는가
#트럼프는중국을무엇으로보는가
#스타벅스의커피값은누가정하는가


&%$#$%@$#$%^^&***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다. 지금은 알다시피 하이브리드 문화의 변종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고 한국 아이돌이 빌보드 1위도 하는 세상이다.


얼마전 유튜브에서 아래 영상을 발견했다. 
난 여전히 이 노래를 즐겨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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