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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획Seo Mar 17. 2021

머리가 나쁘면 진짜 몸이 고생한다

생산성 높이기 사례 1

온라인 판매업에 재직하고 있는 저는 택배 상자를 포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품에 따라 택배 상자의 모양을 바꿔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곧 다가오는 이벤트를 위해 택배 상자에 10원짜리 크기만 한 구멍을 뚫어야 하는 미션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이거 1박스당 10개씩 구멍 뚫어"


박스는 총 6박스를 뚫어야 했습니다. 회초리 크기만한 철막대기를 상자에 비벼가며 구멍을 뚫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며 손목과 어깨는 아프다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저는 참을 인(忍)을 속으로 외쳐가며 6박스에 모두 구멍을 냈습니다.  (6박스의 구멍을 뚫는 데 20~30분은 걸린 것 같습니다.)


구멍 뚫기 작업이 끝나 자리로 돌아가자마자 저는 '더 쉽게 뚫을 수 없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이 이 작업을 해야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했고, 구멍뚫는 데 제 격인 '핸드 드릴'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창고에 핸드 드릴이 없나? 하며 뒤져보았는데, 천만다행으로 핸드 드릴이 있었습니다. 저는 쓸모 없는 박스를 가지고, 구멍을 뚫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손가락 한 번 까딱 거렸을 뿐인데, 아주 아름답게 구멍이 생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라이터가 있는데, 부싯돌로 불을 붙이고 있었구나' 라며 스스로 자책한 뒤, 10원 크기에 맞는 스크류 드라이버가 찾아보았습니다.


10분 동안, 드라이버 공구 세트가 있을 만한 상자들을 이것 저것 열어보았습니다. '이게 마지막인데, 없으면 하나 사야겠다!' 하는 찰나, 크기별로 정리되어 있는 스크류 드라이버 세트를 찾았습니다. 저는 10원 짜리 크기를 낼 만한 드라이버를 하나 꺼내 드릴에 끼워봤습니다. 그리고 사이즈가 꼭 맞길 바라며 박스 구멍을 하나 내보았습니다. 그러자 너무 쉽게도 10원짜리 크기의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 순간 쾌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주인 잘못 만나 고생한 손목과 어깨에게 사과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것보다 생산성이 높은 방법은 무엇일까?"

저는 이 경험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방법은 반드시 있다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몸으로만 열심히 할 생각이 없습니다. 머리를 써서 도구와 기술을 이용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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