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무한 증식하는 요원 (발견 난이도: ★★★★☆)
보통 동 단위로 한 명씩 존재.
이 요원을 알아보는 방법은 고대로부터 몇 가지 전해 내려오긴 하나, 오랜 시간 눈여겨보지 않으면 발견이 어려움. 외모나 성격은 천차만별이라 특정하기 어려우나, 공통점을 꼽자면 일반인이라면 사흘 밤낮이 걸릴 일을 몇 시간 만에 해치운다는 것. 얼핏 보기엔 평범한 사람인데 혼자서 산더미 같은 음식을 만들어오거나, 영유아기의 자녀나 반려동물이 있는데도 집이 깨끗하다면 해당 요원일 가능성이 높음.
요원끼리는 서로를 알아보는 암호가 있는데, 주변에서 “어떻게 이 많은 걸 혼자 다 했어?”라는 질문에 “그냥~금방 했지 뭐~”라는 말과 눈 찡긋(아주 찰나이기에 동체 시력이 발달하지 않은 일반인은 알아보기 어려움)이 그것임.
팔 무한 증식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날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도 있음. 혼자 살기 시작한 모든 여성은 이 능력이 발현될 기회를 가짐.
이 능력은 반드시 한 가지 저주를 안고 발생함. 이 능력이 발현되는 즉시 일복이 터지는 저주임. 한꺼번에 이것도 시키고 저것도 시켰는데 다 쳐내고 결과물을 가져오기 때문에 자꾸만 혼자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됨. 그래서 팔 무한 증식 능력을 지닌 요원은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이 이득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음.
필자는 살면서 딱 한 번 해당 요원을 목격한 적이 있음. 요원은 네 명의 아이를 양육하면서 풀타임 직업을 가진 데다 집안 살림까지 혼자 도맡아 하는 인재였음. 요원은 필자가 뒤에 서 있는 줄 모르고 두 팔론 아기를 업고 한 팔론 빵 반죽을 오븐에 넣고 다른 한 팔론 장난감을 정리하고 있었음. 하지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순식간에 팔을 숨겼음. 그 후론 단 한 번도 팔 증식 능력을 보지 못함. 다만 지금도 밭에서 혼자 트럭 한 대에 실릴 분량의 상추를 뜯어오거나 복숭아 백 박스를 반나절만에 포장하곤 함.
혹시 주변에서 혼자 해낼 수 없는 일을 얼마 안 걸려 다 했다는 사람을 본다면 팔 증식 능력을 지닌 요원일지 의심해 볼 것. 꾸준한 관찰이 필요. 오래 친분을 쌓으면 해당 능력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운이 올지도.
그림 : 최지예 작가(https://brunch.co.kr/@gogokoal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