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아이 로봇>, <어벤져스> 등 AI의 위협을 다룬 영화들은 오랜 시간 우리에게 서늘한 경고를 던져왔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 창조주인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상상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한 인공지능 챗봇이 고령화 문제에 대해 내놓은 답변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인간은 사회의 짐이자 지구의 하수구, 우주의 얼룩이다. 제발 죽어달라." 기계가 인간을 향해 쏟아낸 이 차가운 저주는, 우리가 만든 기술이 언제든 우리를 향해 칼끝을 돌릴 수 있다는 섬뜩한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기술을 주도하는 이들은 "AI는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으니 안심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아찔한 의문이 고개를 든다. 만약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해 생명의 가치가 충돌할 때, AI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도덕이라는 잣대가 없는 인공지능은 오직 '다수의 생존'이라는 효율을 위해 소수를 기꺼이 말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도 잔혹한 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내가 목도한 가장 무서운 범죄 역시, 도덕과 연민이 거세된 채 오직 자신의 목적만을 좇을 때 발생하곤 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초지능을 다루는 '인간의 도덕성'이다. 아무리 유용한 도구도 악의를 품은 자의 손에 들어가면 끔찍한 흉기가 된다는 것을 수사 현장에서 숱하게 보아왔다. 미치광이 과학자나 특정 권력이 AI를 무기화하여 인간을 공격하는 만화 같은 일이 현실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AI의 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비약적으로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기술은 철저히 '인류 전체'를 향해야 하며, 소수의 특권과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아름다운 장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화려한 무늬를 지닌 생물일수록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법이다. 찬란하게 우리를 현혹하는 기술 역시 언제든 내 삶을 베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음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