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정답 사회가 놓치고 있는 진짜 '재능'의 힘

by 오종민

강의 오프닝에서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는 내 소개를 듣고, 쉬는 시간 눈을 반짝이며 다가온 여성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춤을 춰왔다는 그녀는 '무대 위에서 몸을 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게 깊은 동질감을 느낀 듯했다. 하지만 해맑게 웃으며 다가온 그녀의 입에서는 이내 씁쓸한 고백이 이어졌다. 단지 춤이 좋아 춤을 췄을 뿐인데, 어른들에게 '공부 안 하고 딴따라 짓이나 하는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혀 숱한 상처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나는 움츠러든 그녀의 어깨를 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오히려 저는 그 재능이 정말 부럽습니다.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당신처럼 확고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훨씬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진 겁니다. 정말 멋진 길을 걷고 있네요." 내 말에 아이처럼 환해진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그럼 저,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 한마디가 내 가슴을 먹먹하게 찔렀다. 왜 우리 사회는 자신들이 정해놓은 규격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틀린 사람'으로 매도하는 걸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구석에서 게임만 하거나 한 분야에 깊이 빠진 이른바 '오타쿠'들은 한심하다며 눈총을 받았다. 하지만 보라. 지금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드는 K-콘텐츠의 주역들과 혁신적인 게임 산업의 리더들은 바로 그 '이상한 아이들'이었다.


억지로 책상에 앉아 영혼 없이 외우는 공부가 인생을 결정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히려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걷느라 자신만의 재능을 발굴하지 못하는 것이다. 춤, 노래, 게임 그 무엇이든 자신을 가슴 뛰게 하는 재능을 발견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그러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여, 부디 타인의 잣대에 움츠러들지 말고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세상에 펼쳐보자. 그리고 그 재능을 더 날카롭게 벼리기 위해 필요한 '진짜 공부'를 시작하자. 춤을 더 잘 추기 위해 인체를 공부하고 음악을 연구하듯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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